[월드컵유치막후비화] (1) 수많은 우여곡절
기사입력 1999년 04월 05일 14시 24분
96년 5월 31일. 그날은 지구촌 최고의 스포츠 축제인 2002년 월드컵축구의 한일공동개최가 결정된 날이다.
뒤늦게 유치경쟁에 뛰어들어 도저히 불가능할 것이라는 예상을 보란듯이 뒤엎고 월드컵을 한국으로 가져온 유치위원들의 선봉에는 정몽준대한축구협회 회장이 서있었다.
정회장이 월드컵 유치에 뛰어들게 된 동기와 유치활동 과정에서 겪어야 했더 수많은 우여곡절과 이를 딛고 일어선 용기와 희망, 그리고 정열과 힘이 한데 어우러진 '2002한일우러드컵 막후비화'를 정회장의 친필원고로 매주 월요일과 화요일 2차례씩 연재한다.
스포츠조선 독자들을 위해 글을 쓸 기회를 갖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
나는 이글을 통해 젊은이들과 직접 대화하는 기분으로, 월드컵 유치에 얽힌 어려웠던 일,잊지 못할 일들을 털어 놓으려 한다.
월드컵 유치 이야기는 그동안 여기저기 단편적으로 공개 되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이 얘기를 끄집어 내는 것은 '스포츠조선'의 애독자와의 즐거운 만남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월드컵 유치를 하면서 고생했던 일과 이를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밝히려고 한다.
이글이 연재되는 동안 궁금한 점이나, 좋은 의견이 있으면 다음과 같은 E-mail주소로 연락해 주기 바란다. Chung mj.hotmail.com
내가 대한축구협회장에 취임한 것은 93년 1월이었다.
당시 회장을 맡고 있던 김우중 회장이 갑자기 그만 두는 바람에, 내게 회장을 맡는게 어떠냐고 제의가 왔다.
평소 운동을 좋아하고 특히 축구를 즐겼던 나는 한국축구발전에 이바지하는 것도 보람이 있는 일일 것으로 생각하고 대의원들의 추대를 받아 47대 회장이 되었다.
그게 바로 엊그제 일만 같은데, 벌써 6년의 세월이 흘렀다. 돌이켜보면 6년전에 내가 회장직을 맡았을 때, 우리나라 축구는 갈림길에 서 있었다.
아시아의 강자임을 자부하던 한국축구는 세계 수준에는 훨씬 미치지 못하는 것이었고, 이웃 일본과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각국의 추격도 만만치 않은 상태였다.
아시아 축구연맹 (AFC)에서는 한국축구의 장점을 조사하기 위한 실사단을 한국에 보낸 일이 있었다고 한다.
AFC 실사단이 얻은 결론은 "한국은 축구를 잘 할 아무런 조건도 갖추지 못했다"는 것이었다고 한다.
그들이 지적한 것은 ▲한국의 겨울이 너무 추워 1년의 반은 잔디 구장을 사용할 수 없다.
▲병역 및 진학문제 때문에 어린 선수들의 해외진출이나, 중단 없는 선수생활이 불가능하다는 것들이었다.
이문제들은 지금도 한ㄱ구축구발전의 주요 장애 요건으로, 그대로 남아 있는 실정이다.
3년전 우리나라가 2002년 월드컵대회의 유치에 성공한 이후부터 우리나라 축구에 새 기운이 움터가고 있다.
작년에 우여곡절 끝에 서울 상암지구에 월드컵을 위한 축구 전용구장을 건설하는 문제가 최종적으로 확정되고 기공식이 거행되었다.
모두 10개 도시가 축구장 기공식을 마쳤고, 2002년 월드컵이 끝나면, 우리는 7개 도시에 월드컵 대회 기준의 축구전용구장을 갖게 된다.
개최도시의 구장 주변에 마련될 수 많은 연습구장이나 보조구장까지 합친다면 우리의 축구를 위하 하드웨어는 아시아에서도 돋보이는 획기적인 발전을 이룩하게 된다.
작년에는 프로축구 관중이 200만명을 돌파했는데, 이것도 2002년 월드컵 대회에 대한 국민들의 이해가 깊어 진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금년에는 발등에 떨어진 급한 일들도 많다.
당장 4일부터 세계 청소년 축구대회가 나이지리아에서 개막됐고 이어 5월에는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예선전도 치러진다.
청소년 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을 주축으로 우리 선수들의 기량을 지속적으로 향상시켜, 20002년 월드컵 개최국으로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 지금부터 철저히 준비를 해야 하는 문제도 매우 중요하다.
이제 우리에게는 희망이 있다. 6년전 내가 처음 축구협회 회장직을 맡았을때와 비교해 보면 많은 발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