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돌아온 부산갈매기' 감격 또 감격
기사입력 1999년 04월 05일 14시 24분
지난 3,4일은 롯데 관계자들에게 `감격의 날'이었다.
마지노선인 리그 2위의 경쟁팀인 두산을 연이틀 7점씩의 큰 점수차로 누른데다 실로 오랜만에 부산 사직구장을 거의 메운 관중들의 물결에 몸을 떨어야 했다.
4일 입장객은 2만2501명.
비록 만원은 아니었지만, 지난 2년간 최하위에 머물때 느낄 수 없었던 열기가 구장을 휘감고 있었다.
구단에 오래 몸담았던 직원들은 지난 92년 준PO부터 차근차근 밟아올라가 한국시리즈 정상에 섰을 때로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간 느낌을 받았다.
이날 사직구장에는 지난 90년대 초반과 중반 `거인 야구의 전성기'때나 볼 수 있었던 장면들이 여럿 연출됐다.
우선 원정팀 응원석인 3루쪽 스탠드서도 `부산갈매기'가 떠나갈듯 울려퍼졌다.
1루측에서 시작된 파도타기 응원이 중도에 사그러들지 않고 3루쪽을 돌아 완전한 원을 그렸다.
3루쪽에 있던 소수의 두산팬들은 주변의 롯데팬들 기세에 눌려 응원다운 응원을 펼치지 못했다.
암표상도 등장했다.
개막전 7대0 영봉승 소식이 전해지자 약삭빠른 암표상들이 사직구장앞에 출동해 표가 매진될줄로 알고 조바심내던 팬들을 상대로 주머니를 불렸다.
"암표상조차 하도 오랜만에 보니 반가웠다"는 게 단속을 맡은 롯데직원들의 솔직한 얘기다.
입장권까지 전날 미리 프린터로 뽑아 놓았다.
제아무리 컴퓨터발권 시스템이라도 한꺼번에 관중이 몰리면 출력속도가 늦어지기 때문.
구단직원들은 작년까지 파리날리던 시절 거의 접어뒀던 관중들의 안전사고문제까지 심각히 논의할 정도였다.
역시 프로야구에서 최고의 팬서비스는 `승리'란 진리를 절실히 깨달은 롯데다.
[부산＝이백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