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노트] 마운드 약한 호랑이가 사는 법
기사입력 1999년 04월 05일 01시 44분
`삼세번만의 성공.' 해태 김응용감독의 마음이 급하다.
선발투수진은 허약하기 짝이 없고 중간과 마무리도 믿을 수 없다. 이 때문에 이닝에 관계없이 주자만 나가면 해태 덕아웃은 바빠진다.
4일 인천 현대전서도 김감독의 조급한 심정은 1회초부터 그대로 나타났다.
1번 장성호가 중전안타로 나가자 2번 장일현에게 보내기번트, 그러나 믿었던 3번 샌더스와 4번 양준혁의 연속 삼진으로 물거품.
3회초 선두타자 8번 최해식이 4구로 출루하자 곧바로 보내기번트와 야수선택으로 무사 1,2루가 됐다.
단번에 승부를 결정지으려는 김감독은 강공책을 펼쳤으나 다시 후속타 불발로 무산.
4회초 세번째 찬스가 찾아왔다. 2사 2,3루에 9번 정성훈 타석.
아직 초반이지만 김감독은 주저없이 대타 이호준을 세웠다.
이호준은 지난해 팀내에서 가장 많은 19개의 홈런을 쏘아 올렸던 거포.
하지만 올시즌엔 외국인 타자 샌더스와 브릭스를 수입하면서 설 자리를 잃은 불운의 선수다.
볼카운트 1－0에서 이호준은 지난해 방어율왕（1.86）인 현대 정명원의 한가운데 체인지업을 보기좋게 받아쳤다.
왼쪽 담장을 훌쩍 넘기는 역전 3점홈런.
김응용감독의 애끓는 작전은 이호준의 이 한방으로 후련하게 풀린 셈이 됐다.
선발투수가 약한 해태의 올시즌 운영방법이 드러난 한판이었다.
[ 인천＝김대호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