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명] 핵개발등 의문의 역사추적 '10·26의 비밀'
기사입력 1999년 04월 04일 15시 42분
`박대통령 암살 뒤에는 미국이 있다?'
사실일까. 아닐까. 한국 현대사의 물줄기를 바꾼 10．26. 공식 수사가 끝나고, 20년이나 흘렀지만, 많은 사람들이 아직 의문부호를 지우지 않는다. 과연 진실은 무엇인가. 거대한 역사적 사건은 늘 의혹과 여운을 남긴다.
90년대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 김진명씨가 그 비밀을 추적한 소설 `한반도'(해냄．전2권)를 펴냈다.
김씨가 `우리는 과연 10．26의 진상을 제대로 알고 있는가'라는 의문에서 쓴 가상역사소설이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가즈오의 나라' 등 역사의 이면을 탐구한 기존 작품과 맥을 같이 한다.
그는 김재규가 `내 뒤에는 미국이 있다'고 절규한 점에 주목한다. `미국 배후설'을 폭로했음에도 불구하고 왜 수사가 이뤄지지 않았을까. 김씨는 `이름을 밝힐 수 없는' 두 사람의 도움을 받아 이같은 비밀을 추적, 그 결과를 소설로 내놓았다.
합수부는 왜 김재규의 거사를 우발적이라고 발표했고, 박정희가 개발한 핵과 미사일 관련자료가 몽땅 증발했는 지에도 의문의 눈길을 던진다.
소설은 재미변호사 이경훈이 우연히 `10．26의 비밀'이라는 말을 듣는 데서 출발한다. 미국방성 정보-공작 전문요원 제럴드 현이 죽어가면서 남긴 최후의 말. 이경훈은 그의 수첩에서 `케네디의 동서화해와 박정희의 자주국방'이라는 메모를 발견, 두 사람의 죽음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작가는 주인공 경훈을 통해 박정희의 암살 배후에 미국의 군산복합체가 있다고 말한다. 현정권이 추진중인 햇볕정책도 자칫 미국 군산복합체의 `제2의 암살'을 부를지도 모른다고 경고한다.
이같은 스토리는 물론 상상력의 소산이다. 김씨는 `작가의 말'에서 "이 소설은 사실과 허구의 경계선에 놓여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도 "20세기 최후의 20년간 이 땅에서 격동한 참된 역사를 알아야 한다"고 여운을 남긴다.
과거 역사적 사건의 원인과 배후를 알아야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것. 김씨는 그 선택의 한 예로 `미국이 북한을 폭격한다면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화두도 던진다.
[임정식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