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 천원전] ○윤성현 6단 ●최명훈 6단
기사입력 1999년 04월 04일 15시 42분
제3보(27∼38)＝남이 두었던 바둑을 흉내낼 때는 그만큼 연구와 검토를 마쳤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혹자는 두 대국자 모두 노타임으로 일관 하지나 않을까 생각하기 싶다. 하지만 실상은 정반대다. 비록 세계 최정상끼리(이창호 대 마샤오춘)의 대국수순이지만 다시금 그 수순을 음미라도 하면서 두는 듯 한수 한수 신중하기만 하다.
언제라도 변신의 칼날을 갈고 있는 대국자들이기 때문이다.
백 28의 행마에 주목하자. 약간 어설프게 보이지만 중앙 백말을 이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우변 쪽 모양만 생각한다면 [참고도] 백 1이 모양이다. 그러나 흑 2로 양쪽 백말을 가르고 나오는 수가 성립해 백이 곤란해진다.
흑 29, 백 30을 지금 교환한 것이 그때(삼성화재배)의 수순과 차이. 그리고 나서 또다시 똑같은 수순을 연출하고 있다. 특히 흑 31．33 수순은 흉내낼만한 수순의 묘. 단순히 33에 젖히는 것은 묘미가 없으며 후수를 잡기 쉽다. 백 34를 강요하고 흑 35로 막아 하변에서 우변까지 확정가를 형성한 흑이다.
[해설．김재구 8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