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사랑방] 김병지 취재하러온 英취재진 문전박대
기사입력 1999년 04월 04일 15시 26분
◇울산 현대가 `귀한 손님'을 문전박대하고 때늦은 후회를 하고 있습니다.
김병지의 휴먼다큐를 제작중인 영국의 스포츠TV `풋볼 문디알'사 취재진이 현대구단도 함께 소개하기 위해 지난 1일 울산을 방문했으나 구단 측에서 "사전에 공문을 받지 못했다"며 마냥 주차장에서 기다리게 한 것이지요.
기다리다 지친 취재진은 "구단이 너무 관료적이고 고압적"이라면서 울산 월드컵경기장 건설현장만 취재하고 돌아 갔습니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안 현대중공업 홍보실 관계자들은 "이 프로그램이 스포츠 전문방송인 ESPN과 홍콩 스타TV 등을 통해 90여개국에 방영돼 현대그룹 홍보에 더 이상 좋은 기회가 없었는데 굴러온 `횡재'를 놓쳤다"면서 땅을 쳤답니다.
축구계의 한 관계자는 "구단측이 연봉협상 과정에서 김병지와 감정이 나빠지자 덩달아 영국 취재진까지 홀대한 것 아니냐"면서 "선수에 대한 감정과 스포츠마케팅을 구별하지 못하면 곤란하다"고 일침을 가했습니다.
◇일화가 카메룬 출신 미첼(26)의 `억지'에 곤욕을 치렀답니다.
기혼인 미첼이 부인을 한국에 불러 주지 않으면 개막전을 거부하겠다고 버텼기 때문입니다.
이에 구단측은 한바탕 야단법썩을 떤끝에 개막 전날인 지난달 30일 부인 은구엥(20)을 용인 숙소에 도착시켰답니다.
또 미첼부부를 위해 가구도 모두 바꿔주는 배려를 했답니다.
입이 함지막만해진 미첼은 LG와의 개막전 직후 박규남단장에게 전화를 걸어 어눌한 한국말로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를 연발했습니다.
◇지난달 31일 수원 삼성과 부천 SK의 수원 개막전에선 삼성의 유고용병 샤샤의 골세레모니가 화제를 모았습니다.
샤샤는 후반 19분 역전골을 터트린 뒤 유니폼 상의을 걷어올렸고, 그때 드러난 안쪽의 T셔츠에는 `NATO STOP ASSAIL'(나토는 공격을 중지하라)이라는 글자가 적혀있었던 것이지요.
NATO의 유고공습에 대한 항의표시인 이 T셔츠는 삼성의 서포터스 회원들이 제작한 것입니다.
샤샤는 경기후 "꼭 골을 넣어 골세레모니때 서포터스가 전달한 T셔츠를 관중들에게 보여주어야 겠다는 각오로 이를 악물었다"고 회고하더군요.
그래서 그런지 샤샤는 이날 경기 초반부터 무리한 슈팅을 자주 날려 "샤샤가 왜 저러나"하는 의구심을 자아내기도 했습니다.
◇한국이 지난달 28일 브라질을 꺾는 대파란을 연출하자 축구협회에는 격려전화가 쇄도했습니다.
전화를 걸어온 팬들은 "대표선수들이 정말 자랑스럽다"고 선수들의 노고 치하는 물론 "협회 직원들도 수고했다"고 격려해줘 축구협회는 며칠동안 그야말로 잔칫집 분위기였습니다.
서울 잠실에 산다는 85세의 한 노인은 "홍명보선수에게 감사의 편지를 띄우고 싶은데 주소를 알려달라"는 전화를 걸어오기도 했습니다.
협회 관계자는 "국민들의 축구에 대한 애정이 대단하는 것을 다시한번 실감했다"면서 "브라질을 꺾은 실력이라면 2002년 월드컵때 4강까지도 바라볼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흥분하더군요.
◇축구협회가 나이지리아 때문에 고민에 빠졌습니다.
세계 청소년대회를 유치한 나이지리아의 물가가 당초 예상보다 3배정도나 비싸기 때문이죠.
선수단이 몰려오기 전까지 호텔 1일 숙박비가 40달러 이하였지만 요즘에는 100달러 이상으로 올려 받는 등 외국인들을 `봉' 취급하고 있답니다.
지난달 26일 도착한 한국 선수단도 불과 일주일만에 1억2천여만원을 지출했답니다.
축구협회 예상보다 3배나 초과한 액수입니다.
축구협회는 지난달에 FIFA에 항의공문을 보내기도 했지만 대답없는 메아리였답니다.
결국 축구협회는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돈을 물처럼 쓸 수 밖에 없는 딱한 처지가 되었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