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땐이렇게] 추격하던 뺑소니차와 충돌 '정당행위'
기사입력 1999년 04월 04일 15시 26분
백모씨는 경기도 의정부에서 송파까지 출퇴근하는 직장인.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정의파 백씨에게 얼마전 `사건'이 있었다.
회사일로 경기도 성남에 갔다 송파로 돌아오던중 가락시장 뒷길에서 뺑소니 사고를 목격한 것.
밤인데다 가로등도 드물어 조심해서 가고 있는데 백씨의 200여m 앞에서 웬 차가 길을 걷고 있던 사람을 치더니 서는 척 하다가 삼십육계 줄행랑을 놓는 것이 아닌가.
정의파 백씨는 다친 피해자를 다른 사람들에게 맡기고 앞 뒤 잴 것도 없이 뺑소니차를 추격하기 시작했다.
뺑소니차는 백씨의 추격을 눈치챘는지 올림픽대로로 진입하더니 엄청난 속도로 미사리 쪽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백씨의 운전실력도 만만치 않아 미사리에 이르렀을 즈음 드디어 뺑소니차를 추월하는데 성공했다.
우측차로로 차로를 변경하며 앞을 가로막는 순간 당황한 뺑소니차는 그대로 백씨의 차를 추돌해버렸다.
그 충격으로 뺑소니차는 도로를 벗어나 가로수에 부딪친 뒤 겨우 정지했다.
정의파 백씨가 뺑소니차를 잡는 순간이었다.
출동한 경찰에 뺑소니 운전자를 인계한 백씨는 망가진 뺑소니차를 보고 비로소 걱정이 됐다.
비록 뺑소니차를 잡기 위해서였지만 뺑소니차와의 충돌 사고에 대한 책임은 자신에게 있는 것 아닌지?
그 모습을 본 조사경찰관은 웃으며 안심하라고 말했다.
현행범 체포를 위해 뺑소니차의 진로를 가로막는 행위는 정당행위로 형사 처벌이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며칠 후 뺑소니범을 추격 검거한데 대한 보상금 50만원이 나왔다.
정의는 살아있는 셈이었다.
[교통정보연구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