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호세 - 마해영 선의의 경쟁
기사입력 1999년 04월 04일 15시 06분
수입과 토종 장거리포의 자존심싸움이 벌써부터 점입가경이다.
롯데 4번 호세（34）와 5번 마해영（29）이 펼치는 선의의 경쟁이 개막전부터 쏠쏠한 `시너지효과'를 낳고 있다.
지난 3일 시즌 첫 경기인 부산 두산전서 자칫했으면 외야수 호세가 나오지 못할 뻔했다.
전날 설사로 선수단 훈련에 참가하지 못할 만큼 앓았기 때문.
모처럼 집에서 고향인 도미니카의 토속음식을 만들어 먹었던 게 그만 탈이 난 것.
하지만 주사를 맞고 하루 온종일을 끙끙 댄 호세는 코칭스태프가 개막전 라인업에서 제외시키려하자 펄쩍 뛰었다.
시범경기서 좋은 타격을 보인 외야 백업요원 유필선이 의식된데다, 첫판부터 마해영과의 타격경쟁에서 뒤처질 수 없다는 경쟁심에서다.
막상 게임이 시작되자 호세는 언제 배탈이 났냐는 듯 펄펄 날았다.
2회말 첫타석서 두산 선발 이병규의 공을 프리배팅하듯 받쳐놓고 때려 선두타자 중전안타를 만들어낸 뒤 8번 최기문의 좌월 2루타로 홈을 밟아 선제 결승득점의 주인공이 됐다. 3타수 2안타 1득점.
마해영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5번 마해영은 3－0으로 앞선 5회 2사만루서 2타점짜리 좌전안타를 날려 개막전 승리에 큼직한 쐐기를 박았다.
게다가 7회에도 1타점 우전안타를 날리는 등 4타수 2안타 3타점으로 눈앞의 찬스를 놓치지 않는 집요함을 보였다.
호세가 먼저 안타를 때리면 후속 마해영도 뒤질세라 매섭게 방망이를 돌리는 양상의 연속.
멈추지 않고 돌아가는 이 둘의 `타격 톱니바퀴'에 롯데의 숙원인 중상위권 도약이 걸려 있다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부산＝이백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