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석] 배구협,안하무인 행정 언제까지
기사입력 1999년 04월 04일 15시 06분
최근 한국배구의 서글픈 현실을 상징하는 두가지 `사건'이 잇따라 일어났다.
2일 남자배구 국가대표 사령탑에 송만덕감독（한양대）이 재추천된데 이어 3일 삼성화재가 대졸 신인 4명을 자유경쟁으로 입단시킨 것.
배구계 안팎을 시끄럽게했던 대표적인 현안들이 결국 배구협회의 입맛대로 요리된 것이다.
이 두가지 현안은 협회의 밀어부치기로 `결론'이 난 것 처럼 보이지만 언제든지 다시 폭발할 수 있는 위험성을 지니고 있다.
현대자동차 LG화재 대한항공 등 3개 실업팀은 "팀 해체 불사!"를 외치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어 파문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배구인들은 지금이 `배구사상 최대 위기'라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
배구협회를 두고 `안하무인식 행정'이니, `브레이크없는 벤츠'라는 말을 서슴치않는다.
사분오열된 배구인들의 인화를 도모하기는 커녕, 한쪽으로만 치우쳐 오히려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는 지적인 것이다.
특히 배구계 최대 위기를 초래한 자유경쟁과 드래프트 싸움의 핵심에 서 있는 사람이 국가대표 감독으로 재추천됐다는 대목에선 할 말이 없다는 표정이다.
강만수 한장석 김찬호감독 등이 강화위원직을 사퇴하면서까지 완강하게 반대했음에도 굳이 대표팀까지 맡으려는 `저의'가 무엇이냐는 항변도 잇따르고 있다.
언제까지 집안싸움만 반복할 것인가. 요즘 배구인들은 다른 종목 지도자들을 만날 때 마다 얼굴이 화끈거려 고개를 못들 지경이라고 한다.
대외 과시용의 거창한 프로화 청사진보다는 `수신제가（修身齊家）'부터 필요한 것 아닌가.
`브레이크 없는 벤츠'의 질주는 언제까지 계속될 것 인가.
[김 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