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999배당 세차례 독식' 김인준씨
기사입력 1999년 04월 02일 15시 21분
지난주 토요경마에선 12개 경주중 100배가 넘는 `999배당'이 3번이나 터졌다.
5경주 288.6배, 7경주 131배, 8경주 157.3배.
김인준씨(30·컴퓨터 프로그래머)는 놀랍게도 이날 3번의 999를 싹쓸이 했다.
PC통신 천리안의 경마동호회에선 난리가 났다.
김씨는 이날 단 3번 베팅으로 999배당을 100％ 적중시킨 기적같은 일을 자신도 못믿어 PC통신에 글을 올렸다.
첫 베팅한 5경주 1,400m. 김씨는 거리를 가장 중시한다.
잘라내기 추리전법을 썼다. 교과서는 신문 예상평과 평소 스크랩해 둔 기사.
"불과 5개월만에 5군에서 3군으로 격상한 `클래식빅토리'. 5연승이 예상되지만, 중1짜리가 중3과 맞붙는 형국에다 더욱이 선입형이라 견제가 심할 터이니…. 빼자."
"`처클즈' 역시 우승후보지만 1월에 3군진입후 참패하고 두달을 쉬었는데, 무슨 일일까?"
"`치고'는 추입형인데 선행형인 `처클즈'가 죽을 쑨다면? 그럼 막판 추입 말은 오히려 꼴찌라는 결론인데…. 이것도 뺀다."
1,2위권이 빠지고 3,4위권 선행과 추입, 기록이 좋은 말이 꼽혔다.
김씨는 4, 8, 9번으로 복승식 마권 석장에 1만원씩 걸었다. 단숨에 286만6천원을 벌자 김씨는 반쯤 얼이 빠졌다.
너무 떨려 6경주는 쉬고, 다음 7경주(1,700m).
잘 뛰는 말에 유명 기수가 올라탄 것이 수상했다.
강력한 우승후보를 꼽는 것은 오히려 `도 아니면 모?'의 위험한 발상이라는 추리. 2,3위권 말까지 더불어 잘라버렸다.
선행마 3번 `한창'을 축으로 1, 6, 10번에 걸었다.
8경주(1,800m)에선 거리상 추입마인 `스콜피오'를 우선 발탁했다.
김씨는 강석철, 김윤섭 조교사의 팬이다. 또 지하주 기수 등의 팬클럽에 가입할 만큼 특정인에 열광적이다.
`빠삭하게 아는 조교수나 기수를 눈여겨 보라'는 전략, 김씨의 판단은 다시 완벽하게 적중했다.
999배당 3개를 모두 챙긴 김씨는 미련없이 경마장을 떠났다.
일요일은 쉬고 월요일. 김씨는 은행으로 달려갔다. 3만원으로 번 576만9천원을 몽땅 적금통장에 쏟아부었다.
김씨의 경마 금과옥조.
`자신있게 추리하자. 경마는 내일도 있다.'
베팅 상한선(1회 1만원, 하루 3만원)은 김씨가 경마 5년간 지켜온 철칙이다.
[조경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