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시라-박항치] 완벽- 프로 정신을 가진 두 거장
기사입력 1999년 04월 02일 15시 21분
"KBS 1TV `토요객석' MC를 맡으면서 고민을 많이했어요.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싶었거든요."
제작진의 요구는 섹시하면서도 기품을 잃지 않을 것. 처음엔 코디네이터가 가져오는 대로 입었다. 그런데 예쁘다 싶어 브랜드를 물어보면 하나같이 박항치의 작품.
그러던 중 우연히 강남 `일마레'에서 박항치를 만났다. 평소 눈여겨봤던 채시라의 패션 스타일에 조언을 아끼지 않은 박항치. 이에 용기백배한 채시라가 도움을 요청하면서 본격적으로 인연이 시작됐다.
"스타는 자기만의 향기가 있어야 된다고 강조했죠. 밋밋한 정장보다는 독특한 컬러를 내보라고 했어요."（박항치）
결과는 100％ 만족이다. 심지어 지난주 녹화때는 작가로부터 "너무 야해보인다"는 말을 듣기까지 했다.
"선생님 옷은 참 독특해요. 얼핏 보면 평범한 정장인데 주머니가 신기한 위치에 달려있다던지하거든요. 튀는 부분이 반드시 있죠. 그래서 입어봤을 때 더 예뻐요."
박항치는 한박자 빠른 디자인을 주장한다. 자신의 옷을 입는 사람들이 다른 사람보다 앞서있다는 평을 듣기 원한다. 베이직한 라인에 부분 부분 일탈을 시도한 게 박항치 디자인의 특징.
"규격에서 탈출을 고민하던 저에겐 안성맞춤이죠. 10여년간 고수해온 스타일에서 쉽게 변신을 시도할 수 있었어요."
그렇게 연을 맺은지 6개월여. 채시라는 지금 세세한 부분까지 박항치와 의논을 한다. 사람좋은 박항치는 옷 뿐 아니라 헤어스타일, 액세서리까지도 일일이 조언해준다. 스타로서 가져야할 기본자세까지도.
그때마다 채시라는 고개를 열심히 끄떡인다. 즐겨신던 하히힐을 벗고 단화를 자주 신는 이유도 박항치의 조언을 따른 것이다.
그래서 박항치는 채시라를 보면 과거 정윤희가 떠오른다. 옷을 빛내주는 완벽한 몸매, 디자이너의 요구를 100％ 따라주는 태도까지도. 또 지독한 근성도 마음에 든다. 아끼는 사람일수록 잔소리가 많아지는 그이지만 채시라에겐 칭찬만해주면 된다.
"스타라면 가족에게도 잠옷 차림은 보여주면 안된다"고 완벽주의를 강조하는 박항치와 프로 정신으로 똘똘 뭉친 채시라. 두 사람의 최대 공통 분모는 바로 여기에거 나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