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래] 제3의 공격루트 '대역전드라마 기대하라'
기사입력 1999년 04월 02일 14시 35분
현대와의 플레이오프 2회전서 2연패(連敗)를 기록하며 벼랑에 몰린 나래 최명룡 감독.
지난달 30일 대전에서 벌인 첫판서 맛본 어이없는 역전패가 뇌리에 아직도 생생하다.
거의 움켜쥐었던 승리를 한순간의 판단미스로 날려버렸던 것.
그날밤 잠을 청할 수 없을 것 같아 숙소 부근에서 술을 마셨다는 최감독은 이튿날 눈을 뜨기조차 싫었다고 말한다.
최감독의 예상대로 1차전의 여파는 대단했다.
2차전서 선수들의 발걸음이 눈에 띄게 무거웠고 부담감은 무리한 3점슛 난사로 이어졌다.
76대102의 대패. 올 정규시즌서 91점대의 가공할 득점력을 뽐냈던 나래가, 그것도 원주 홈게임서 76득점에 그친 것은 보기드문 사건이었다.
최감독은 우선 "나부터 1차전을 머릿속에서 지워버리겠다"고 말한다.
그날의 기억을 더이상 끌고간다면 3일 잠실에서 벌일 3차전도 뻔하다는 게 최감독의 의중이다.
플레잉 코치인 허 재와 고참선수들을 불러 "남은 경기를 모두 1차전이란 생각을 갖고 코트에 나서라"고 정신무장을 단단히 시켰다.
마인드컨트롤과 함께 전술적인 측면도 재점검했다.
허 재나 신기성으로부터 데릭 존슨에게 연결되는 패스가 불안했다고 판단한 최감독은 제3의 공격루트를 개발, 3차전에 대비할 생각이다.
또 공격리바운드 강화와 함께 추승균 조성원 등의 발을 묶는 전술로 현대의 속공을 최소화하겠다는 복안도 갖고 있다.
"나래는 그렇게 쉽게 무너질 팀이 아닙니다. 남은 경기를 기대해주세요."
3차전이 대역전극의 서막이 될지 관심거리가 아닐 수 없다.
[류성옥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