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직구 완급조절 체인지업 보태 위력적'
기사입력 1999년 04월 02일 14시 30분
`박찬호(26)에게 가장 달라진 점은 완급 조절이다.'
23년째 LA다저스의 해설을 맡고 있는 로스 포터씨는 "올들어 박찬호가 위력을 떨치는 이유는 체인지업의 가세와 함께 직구의 완급 조절 능력이 두드러지게 향상된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에 도착했을 당시부터 계속 박찬호를 지켜본 포터씨는 그저 빠른 직구만 던지던 신인에서 제구력과 커브를 다듬었고, 이제 체인지업까지 장착한 변신의 과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1일(이하 한국시간) 스프링캠프를 마친 팀과 함께 LA로 돌아온 포터씨는 체인지업과 함께 강속구의 효율적인 완급 조절 능력 향상을 가장 칭찬했다.
박찬호는 미국에 온 이래 최고시속 161㎞의 강속구를 과시했을 정도로 볼 빠르기에 관한한 정평이 나 있다.
그러나 아무리 공이 빨라도 계속 같은 스피드로 던진다면 한,두번 타석내에 적응을 하는 것이 메이저리그의 타자들.
그런데 시범경기에서 박찬호의 직구는 최고 155㎞에서 최저 147㎞까지 구속이 다양했다.
컨디션에 따른 변화가 아니라 의도적으로 무조건 세게만 던지는 방식에서 탈피한 것.
박찬호도 2일 "볼 카운트나 상황에 따라 직구의 스피드를 조절하고 있다"고 밝혔다.
상대 타자들에 대한 파악과 경험이 쌓여 이제는 무조건 빠르게 던지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법을 터득했다는 박찬호는 "직구 승부구는 가장 빠르게 던지지만 코너워크를 신경써 던질 상황도 나온다"고 설명했다.
간단히 설명하면 박찬호는 직구와 커브, 그리고 체인지업을 던지는 투수다.
그러나 세분하면 포심과 투심 직구, 슬러브와 낙차큰 커브, 그리고 체인지업의 5가지 구질이 되는데 직구 스피드까지 다양하게 변화를 준다면 타자들로서는 대책이 없다.
체인지업과 함께 직구의 완급 조절 능력까지 갖춘 박찬호에게 20승은 못 오를 고지가 결코 아니다.
[LA＝민훈기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