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후지쓰배 서봉수 웃고 최명훈 눈물
기사입력 1999년 04월 01일 15시 25분
서봉수 9단이 오랜만에 세계대회에 출전한다.
반면 신예 선봉인 최명훈 6단은 국가대표 자격을 획득하고도 대회에 출전하지 못하는 비운의 첫 주인공이 됐다.
한국기원은 제12회 후지쓰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가 열리는 일본 도쿄로 8일 7명의 프로기사를 파견한다.
지난 대회 우승자인 이창호 9단을 비롯 유창혁, 조훈현, 서봉수 9단, 이성재, 안조영 5단, 목진석 4단이다.
서봉수는 지난해 LG배와 춘란배의 국가대표 명단에서 연거푸 빠졌다.
신예 기사들한테 덜미를 잡히고, 총상금 랭킹순위에서 밀려나 프로의 냉정한 맛을 봐야 했다.
서봉수는 대표선발 기준인 총상금 랭킹에서 지난해말 8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번 후지쓰배에서는 우리나라 시드배정이 지난해 1명에서 3명으로 늘어난데다, 신예 기전에서의 상금은 총상금 랭킹에 반영하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라 서봉수의 랭킹이 한단계 뛰면서 막차로 대표 선수단에 합류했다.
서봉수는 지난해 후지쓰배 1회전에서 미국대표 마이클 레드먼드 8단에게 불의의 반집패를 당한 뼈아픈 기억이 있다.
그러나 올해는 절치부심이다.
서봉수는 특히 `국제전의 사나이'. 응씨배 우승과 진로배 9연승의 대기록 보유자다.
서봉수는 올해 국내전에서도 승률 80%(8승2패)로 힘차게 도약하고 있다.
반면 이번 대표선발에서는 최근 부동의 총상금 랭킹 4위자인 최명훈 6단이 출전 명단에서 빠지는 이변이 일어났다.
`2회 연속 첫판에서 탈락한 기사는 한해 쉰다'는 한국기원의 내규 때문이다.
최명훈은 지난 97~98년 후지쓰배에서 연거푸 1회전 탈락했다.
그러나 최명훈 자신도 모르던 이 규정이 적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한국기원측은 낙심한 최명훈을 달래느라 진땀을 빼야 했다.
한편 최명훈의 탈락으로 총상금 랭킹 7위(신예기전을 빼면 8위)의 안조영 5단이 대타 출전의 행운을 잡았다.
안조영은 최근 이창호 9단과 최고위전 도전기를 치른 신예 유망주이다.
세계 24강이 출전하는 제12회 후지쓰배 세계바둑선수권은 10, 12일 제1, 2회전을 치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