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특집] 새신랑 야구스타들의 '신혼일기'
기사입력 1999년 04월 01일 15시 25분
`나만의 그녀'를 위해 뛰는 첫해, 새신랑들의 각오가 평범할 수 없다.
두산 김동주(23)는 99년의 첫달에 천주현씨(26)와 웨딩 마치를 울렸다.
서울 배명고 3학년때 처음 만났던 세살 연상의 짝꿍. 가냘프고 여린 신부지만 늘 김동주를 편안하게 감싸주는 그녀다.
반달곰 4번 타자 김동주는 데뷔 2년만에 정상을 꿈꾼다.
보람차게 시즌을 마무리한뒤 올 연말에는 부인과 단둘이 1천년대를 보내는 마지막 여행을 떠난다는 계획까지 세워두고 있다.
천주현씨는 김동주를 `손바닥에 올려놓고 있는' 여자다.
연애 6년 동안 자주 어리광을 부리고 가끔 말썽도 피운 김동주지만 "천하는 속여도 주현씨는 못속인다"고 고백한다.
부상과 슬럼프 등 적지않은 굴곡을 함께 겪어낸 이들 커플은 결혼 첫해를 온전히 자신들의 해로 만들 단꿈에 푹 빠져있다.
한화 정민철(26)은 지난달 14일 스물한살의 어린 신부 김경아씨를 맞았다.
늘 개구쟁이 소년같은 독수리 에이스지만 이제 어엿한 가장.
`포스트 선동열 시대'의 으뜸 오른손 투수로 꼽히면서도 딱히 이뤄낸 것은 없는 민망한 처지를 올해는 기어코 바꿔놓아야 한다.
다승왕, 탈삼진왕, 팀 우승…. 잔뜩 욕심을 늘어놓는 99시즌이다.
정민철은 방위복무 시절, 여고 1년생이던 갈래머리 김경아씨를 콕 점찍어 결국 배필로 삼았다.
채 닦이지 않은 원석을 가려낸 심미안, 꼬박 4년의 `신부 만들기' 프로젝트를 성공시킨 추진력을 두루 칭찬할만하다.
지난 스토브리그서는 독수리 둥지에 새신랑이 부쩍 늘었다.
작년 11월 투수 이상목(28)이 탈총각 테이프를 끊었고, 포수 신경현(25)과 내야수 정경훈(27)의 결혼 소식이 잇달았다.
좌타 중심 이영우(26)는 작년 12월 27일 대학동기 이성란양(26)과 금반지를 나눠 끼었다.
7년 사귄 `아주 오래된 연인들' 출신인데도 "결혼하니까 너무 좋다"고 틈만나면 자랑이다.
겨우내 한화 외야의 불꽃튀는 자리싸움을 버텨내고 주전 좌익수를 꿰찼으니 시즌 출발이 상쾌하다.
현대 외야수 장정석(26·사진)은 작년 12월 8일 덕수상고 동기동창 유승아양(26)과 6년 열애끝에 결혼했다.
장정석이 그라운드를 달릴때 스탠드서 뜨거운 응원을 이끌던 치어리더.
모두가 야구선수 남편 내조는 자신있는 새댁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