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이혜화양 납치 '수영그만두지않으면 죽인다'
기사입력 1999년 04월 01일 14시 32분
국가대표 여고생 수영선수가 7시간반 동안 끌려다닌 `의문의 납치극'이 발생했다.
지난 31일 오후 4시50분쯤 서울 노원구 태릉선수촌 정문 앞길에서 수영 경영부분 유망주인 이혜화양（16．대구여고 1년）이 괴한들에게 뒷머리를 둔기로 맞아 의식을 잃은뒤 납치됐다.
이양은 지난달 27일부터 29일까지 제주도에서 열린 제54회 회장기 수영대회를 마치고 대구 고향집에 들렀다 선수촌으로 복귀하던 길이었다.
고속버스를 이용, 오후 4시10분에 동서울터미널에 도착한 이양은 10분후 수영 국가대표팀 오창균 감독에게 전화로 도착을 알렸으며 30분후 사고를 당했다.
태릉선수촌측은 이양이 늦게까지 입촌하지 않자 8시쯤 공릉2동 파출소에 실종신고를 냈다.
이양은 "깨어보니 눈과 발이 테이프로 묶여있었으며 서울 말씨를 쓰는 20대 남자 2명과 40대 남자 1명이 얘기하고 있었다"며 "문여닫는 소리로 보아 승합차인 것 같았다"고 말했다.
괴한들은 이양에게 별다른 폭행은 가하지 않았으며 핸드폰으로 이양 부모에게 "수영을 그만두지 않으면 죽여버리겠다"고 협박한뒤 1일 오전 0시15분쯤 이양을 청주시 흥덕구 역전 화물터미널 부근 철길에 내려놓고 달아났다.
청주 옥산파출소에서 신병을 확보, 서울로 다시 올라 온 이양은 노원경찰서에서 진술을 마친뒤 부모와 함께 대구로 내려갔으며 정신적인 충격이 심해 병원에 입원했다.
이양은 지난해 국내대회 자유형에서 6관왕에 오른 유망주로 지난 2월 치른 국가대표 선발전에서도 주종목인 자유형 100, 200m에서 1위를 차지해 태극마크를 달았다.
경찰은 범인들이 승합차에서 "실력도 없는 선수가 선발돼 수영계가 망했다. 전에 있던 선수들을 내쫓은 놈들은 무사하지 않을 것이다"라는 등의 말을 한 점으로 미뤄 이번 사건이 수영 국가대표 선발에 불만을 품은 사람들의 소행으로 보고 수사를 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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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석남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