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현장출동] 환승 - 종착역에 '검은손' 득실
기사입력 1999년 04월 01일 14시 32분
`봄철 아리랑치기 요주의!'
완연한 봄을 맞아 자칫 방심해진 마음을 겨냥한 검은 손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졌다.
종래의 아리랑치기범들은 주로 심야 주택가의 취객을 대상으로 삼았지만 최근들어 이들의 범행 주무대는 지하철로 옮겨졌고 범행대상 또한 연약한 부녀자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대검 형사부는 지난 21일 서울지검 북부지청에 5억원대 금품과 수표, 신용카드 등을 훔쳐 사용한 아리랑치기범 16명이 적발된뒤 유사한 피해제보가 잇따르자 `전문소매치기 범죄피해 예방지침'을 내놓았다.
자료에 따르면 지하철내 취객들을 노리는 아리랑 치기범들은 주로 종착역이나 환승역에서 활동하는데 2∼3명이 한조를 이뤄 신문을 펼쳐 주변의 시선을 가린뒤 양복 안주머니나 바지 뒷주머니에서 지갑을 빼간다는 것.
자영업자인 K모씨（40）는 지난 25일 오후 11시쯤 지하철 일산선 종착역인 대화역 승강장에서 자신의 지갑이 털린 것을 알아차렸다.
회사동료들과 술을 마신 K씨는 불광역에서 승차한뒤 줄곧 졸았고 "어떤 남자가 자신을 더듬은 것같다"는 기억을 해냈지만 이미 승객들은 다 내리고 없는 상태였다.
또 회사원 S모씨（25．여）는 지난 28일 오후 9시쯤 지하철 1호선의 환승역인 종로 3가역 구내 승강장에서 전동차를 타려던 자신을 아리랑치기의 대상으로 삼은 범인을 가까스로 물리쳤다.
전동차를 타려고 줄을 서있던 S씨는 메고 있는 색에 무엇인가 붙어있다는 낌새를 채고 뒤를 돌아본 순간, 30대 초반 범인 2명이 예리한 면도칼로 색을 찢고 있었던 것.
범행을 들킨 범인들은 "사람살려!"라는 S씨의 외침에 흉기를 번득이며 승강장 바깥으로 도망쳤다.
대검은 아리랑치기를 당한 피해자들은 며칠후 은행 또는 수사기관 직원이라면서 걸려오는 전화에 각별히 유의를 해야한다고 밝혔다.
아리랑치기범들은 은행원을 가장, 분실한 신용카드의 사용정지 조치를 해줄 것처럼 하거나 경찰관을 사칭, 피해액을 물어보는 척하면서 카드의 비밀번호를 알아낸다는 것.
따라서 평소 카드 비밀번호를 주민등록번호, 군번, 휴대폰, 삐삐번호 등 유추가능한 숫자는 사용하지 말고 분실시 즉시 신고한뒤 비밀번호를 교체하라고 당부했다.
또 미씸쩍은 수표를 받은 업소에서 수표의 위@변조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금융결제원의 수표사고조회 자동응답전화（02@539@9100）로 연락, 조회를 거치면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지하철 치기배전문담당 L모 형사는 "본격적인 행락철이 이어지는 요즘같은 때 특히 춘곤증에 못이겨 잠을 자다가는 봉변을 당하기 십상"이라며 "주위에 누가 있는지를 면밀하게 살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동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