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국내 첫 무속극화 '꽃점이' 오늘부터 본지 연재
기사입력 1999년 03월 31일 15시 07분
국내 정상의 인기만화가 방학기씨(55). 그가 아주 특별한 만화에 도전한다. 국내 최초의 무속극화 '꽃점이'. 1일부터 스포츠조선에 매일 연재한다.
'꽃점이'는 방씨가 30년 가까이 불씨처럼 품어온 작품. 70년대 초 연재하다 중단했던 '바리데기'가 뿌리다. 이를 고치고 다듬어 다시 선보이는 것이다.
"샤머니즘은 한민족 정서의 원형질입니다. 우리 정신의 밑바닥을 용암처럼 흐르고 있지요. 오래 전부터 그런 무속의 깊은 세계를 그리고 싶었어요. 이제 꿈을 이루게 됐습니다."
방씨는 이 '필생의 역작'을 위해 굿이 벌어지는 현장을 수없이 답사했다. 전국의 도서관을 뒤지고, 국내 웬만한 무당들은 다 만났다. 이제 '30년 공력'을 세상에 나타낼 때. 무속의 세계를 강렬한 그림체에 담아 생생하게 펼쳐보인다.
시대 배경은 조선 후기. 경기도 가평과 여주, 충북 제천 등을 무대로 한다. 남한강 줄기를 따라내려와 서울 마포에 닻을 내린다. 주인공인 무당 꽃점이의 파란만장한 인생 행로다.
꽃점이는 강신무다. 무당인 양어머니 밑에서 무병을 앓아 무당이 된 것. 허나 소몰이꾼 총각에게 무당의 딸이라는 이유로 버림받는다. 이후 유랑의 길을 떠난다. 떠돌며, 온갖 삶을 만난다. 풍수쟁이, 도망나온 노비, 장돌뱅이, 백정….
'꽃점이'는 단순히 한많은 무당의 발자취가 아니라, 한 시대를 품는다. 민초들의 삶과 풍속이 녹아 있다. 대하 서사만화다.
"무당의 삶이 작품의 얼개지요. 하지만 결국 사람 이야기입니다. 삶의 비밀을 알고 싶어하고, 미래를 두려워하는 보통 사람들. 그들을 통해 삶이란, 인연이란 무엇인지 묻고자 합니다."
무속의 세계를 다루는 만큼 풍수지리, 전생과 후생, 사주팔자 등이 작품 곳곳에 나온다. 우리 민족 무의식에 자리잡은 샤머니즘이 손에 잡힐 듯 펼쳐진다.
방씨는 '꽃점이'에서 무당을 확고한 도덕성을 갖춘 전문직업인으로 그린다. 성적 문란같은 부도덕한 행위는 절대 없는. 일반인들의 편견에 대한 문제 제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