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사랑] 야구가 영화보다 재미있는 이유
기사입력 1999년 03월 31일 14시 35분
99페넌트레이스가 마침내 3일 출발 총성을 울린다.
지난 89년 이후 10년만에 연 관중 300만명을 넘어설수 있을까?
박용오총재를 비롯한 한국야구위원회 임직원과 각 구단 관계자는 떨리는 마음으로 개막을 기다린다.
드림리그와 매직리그로 나뉜 양대리그에서 네팀중 두팀이 포스트시즌에 오르는 `절반의 성공'을 이룰 수 있을까?
8개팀 감독들은 밤잠을 설치면서 전력 높이기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유니폼을 바꿔 입은 양준혁과 임창용 등 이적선수들의 성공은?
이승엽 박재홍 등 국내파와 우즈, 로마이어 등 해외파가 다투는 홈런왕 타이틀의 향방은?
6개월간 야구 갈증에 시달렸던 열성팬들은 침을 꼴깍거리며 개막 팡파르를 고대하고 있다.
그러면 개봉박두의 프로야구와 인기폭발의 영화 `쉬리'의 상관관계는?
사상 최초로 서울관객 200만명 돌파를 눈앞에 둔 `쉬리'는 미국 영화 뺨치는 제작으로 흥행신기원을 이뤘다.
가슴을 쿵쾅거린 도심 한복판의 총격전, 액체폭탄을 둘러싼 숨돌릴틈 없는 시퀀스, 컴퓨터그래픽 등 특수효과는 할리우드 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에 빠뜨리기에 충분했다.
프로야구 한판 승부도 영화 대작 한편에 못지 않다.
팀당 연간 제작비 약 100억원에다 수십명에 이르는 스태프（프런트）….
60명 가까운 선수단의 6개월 동안 땀내 축축한 리허설（마무리훈련 및 스프링캠프）이 엮어내는 페넌트레이스의 대서사시는 타이타닉과 쉬리의 감흥과 충격을 넘어서고도 남는다.
`총성없는 전쟁'에는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대접전에 장쾌한 대역전, 연전연승의 환호가 수놓아져 있다.
물론 한숨을 자아내는 완봉패, 어이없는 역전패도 있지만 이는 `V 파노라마'의 액세서리다.
야구가 영화보다 훨씬 재미있는 것은 `실제 액션'이 벌어진다는 점.
또 `각본없는 드라마'이기에 가슴 벅찬 감동과 환희는 관중석과 그라운드를 마구 뒤흔들게 된다.
자! `쉬리 객석'을 꽉 채운 열정으로 1년에 프로야구 한편 안 보시렵니까?
[김수인 야구부 대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