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김경기-이숭용 '더블 5번' 시스템 가동
기사입력 1999년 03월 31일 14시 35분
올시즌 현대타선에 `더블 5번' 시스템이 가동된다.
3번 박재홍과 4번 피어슨은 고정된 가운데 투수 형태에 따라 김경기（31）와 이숭용（28）이 번갈아 5번을 맡는다.
상대 투수가 왼손일 경우엔 김경기, 오른손일땐 이숭용이 클린업트리오의 마지막 한자리를 차지하는 것.
둘중 5번에서 빠진 선수는 자동으로 6번에 포진한다.
현대가 이처럼 `동시 5번 체제'를 구축한 것은 올시즌 왼손타자들의 기용폭이 한결 넓어진데다 김경기와 이숭용의 기량이 저울질하기 어려울 만큼 백중세이기 때문.
지난해 현대타선엔 왼손이 주전 가운데 톱타자 전준호와 이숭용 둘뿐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외국인 타자 피어슨과 카날리가 모두 왼손이라 9명 라인업 가운데 최소한 4명을 왼손으로 기용할 수 있다.
지난해 주로 5번을 맡았던 이숭용의 활용도를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된 셈이다.
김경기와 이숭용은 시범경기에서도 듬직한 모습을 보여줬다.
이달 초순까지만 해도 타격감을 제대로 찾지 못했던 김경기는 게임을 거듭할수록 특유의 호쾌한 방망이가 살아나고 있다.
시범경기 마지막 3경기에서 11타수 4안타（0.364）로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는 중이다.
지난 겨울 전지훈련 동안 타격폼을 바꾼 이숭용도 훨씬 강한 타구를 날려 보내고 있다.
타격준비자세에서 방망이를 허리춤까지 바짝 내린 뒤 순간 대응능력이 몰라보게 좋아졌다는 평.
주포 박재홍과 박경완이 겨울훈련 부족으로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 둘의 활약은 시즌초반 현대의 성적과 직결될 만큼 중요하다.
김용철 타격코치는 "김경기와 이숭용이 그나마 제대로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어 다행"이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김대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