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부산만 오면 삼성 비틀비틀
기사입력 1999년 03월 31일 14시 35분
`부산은 삼성의 무덤.'
기아－삼성의 플레이오프 2회전 1차전이 벌어진 30일 부산 사직체육관.
삼성 문경은 주희정 벤자민 등 주전들은 수차례 `아이스쇼'를 연출했다.
코트 바닥이 기름칠을 한 것 처럼 미끄러워 스텝을 밟거나 드리블할 때 중심을 잃기 일쑤였다.
특히 동료들의 스크린을 받기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닌 문경은은 바나나 껍질이라도 밟은듯 연신 휘청거렸다.
게임 내내 걸레질을 요구한 삼성 김동광 감독은 15점차로 완패한 뒤 "코트가 너무 반들반들해 플레이를 제대로 펼칠 수 없었다"고 볼멘소리까지 했다.
실제로 기아의 홈코트인 사직체육관은 음악콘서트와 핸드볼 경기 등 다양한 행사가 수시로 열리다보니 코트에 기름때가 깔려 곳곳이 `빙판'.
정규리그 부산 원정경기서 2전 전패를 당한 삼성은 `슬립 낫（Slip Not）'이라는 미끄럼 방지판까지 준비했으나 별 효과가 없어 보였다.
반면 빙판길에 익숙한 기아는 정규리그 홈게임서 13승5패（승률 72.2％）를 기록, 전체 승률（68.9％）을 웃돌았다.
게다가 1차전서 기아는 최근 일본에서 공수해 온 특수 끈끈이 스프레이를 사용, 거침없이 코트를 누볐다.
일본 미즈노사（社） 제품인 이 스프레이를 농구화 밑창에 뿌리면 체인감은 타이어처럼 절대로 미끄러지지 않는단다.
기아가 기분좋게 첫승을 올리며 기선 제압에 성공할 수 있었던 데는 `홈 어드밴티지'도 한몫 단단히 한 셈이다.
[김종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