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음란게시판 차단하는 '정의의 해커' 등장
기사입력 1999년 03월 31일 14시 35분
인터넷 무림에 음란물 사이트를 없애는 `수호천사'가 나타났다.
`도배맨' `폭파맨' `천사' `짱가 아빠' 등으로 통하는 `정의의 해커'가 최근 국내 인터넷 음란물 게시판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있다.
인터넷 음란 정보 게시판은 `인터넷 고수'들이 각종 음란물의 위치, 새로나온 음란물, 스와핑 광고 등 섹스에 관한 모든 것을 나누는 `음란물 뉴스센터'다.
웬만한 사용자는 이들 게시판의 주소도 모를 정도로 `꾼'들만 모이는 곳이다.
최근 사회적 문제로까지 번진 `O양의 비디오'도 이곳에서 터져나왔다.
국내엔 지금 `울트라 X' `천국에서' `라이프 인 사이버' 등 하루 방문객만 수천명이 넘는 음란 정보 게시판이 10여개가 넘는다.
그런데 지난 주부터 자칭 `수호천사'라는 터미네이터가 나타나 음란물 정보 제공자들을 `응징'하고 있는 것.
수호천사의 필살기는 `도배'.
같은 글을 수십개씩 올려 음란정보를 찾지 못하도록 훼방을 놓는 것.
`O양 포르노 구함'이란 글이 올라오면 곧바로 `더 이상 O양을 괴롭히지마라. 천사로 부터'라는 글을 무더기로 올려 `도배'를 해버린다.
따라서 새로운 `뉴스'를 보려는 `꾼'들은 무더기로 올려진 훈계조의 글만 실컷 봐야 한다.
급기야 `음란물 고수'들은 접속한 인터넷 주소로 `수호천사'를 추적해 `폭탄 메일' 등으로 보복을 하자는 도원결의（?）까지 했다.
`대한민국 해커 연합'이라고 밝힌 한 해커는 "도배맨이 부산 XX대학 내의 OO이라는 주소에서 접속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함부로 `장난'을 못치도록 혼을 내줘야 한다"는 게시물을 올렸다.
하지만 `수호천사'의 동조세력도 만만찮다.
`천사 친구'라고 주장하는 동조자는 "천사는 잘하고 있다. 이런 음란물의 본거지는 하루빨리 없애버려야 한다."며 수호천사와 마찬가지로 `도배'로 응수했다.
수호천사는 게시판을 통해 "섹스 중독자들이 잠시라도 `병'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하다"며 "제발 정신좀 차리고 공부좀 해라"는 `바른 소리'로 인터넷 무림 고수들을 꾸짖고 있다.
[임태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