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천원전] ○강만우 8단 ●최규병 9단
기사입력 1999년 03월 31일 14시 35분
총보(1∼181)＝두 대국자 모두 지난기 본선 1회전에서 나란히 고배를 마신 뒤 1년만에 다시금 본선진출을 위해 마지막 예선 관문에서 마주친 동병상련의 처지. 객관적인 전력에선 최 9단이 앞선다곤 하지만 단판승부에서의 섣부른 예측은 절대금물. 지난기에서 강 8단은 누구도 이기리라곤 예상치 못했던 강적 유창혁 9단을 꺾고 본선에 올랐던 해머펀치의 소유자. 힘이라면 최 9단도 둘째가라면 서러울 기사인지라 이 대국은 힘바둑끼리의 자존심 대결이란 점에서도 관심을 끈 일국이었다.
백 20의 어깨짚음에 흑 21이 소극적이어서 초반 흐름은 백이 잡게 된다. 34까지 기분좋게 선수한 뒤 백은 36∼44까지 연속 득점을 올리며 기세를 탄다. 흑은 흐름이 여의치 않다고 보고 57 이하 국면 흔들기에 나서며 반전을 모색한다. 그것이 주효해 73까지 우상변을 크게 확보함으로써 최대한 만회하고 있다. 백 74 이하 위기를 맞은 흑이지만 81까지 역시 최강으로 맞서고 있다.
그런데 백 82 이하는 96∼100까지 노림을 활용한 침입수단인데 흑 95 때 120의 곳에 지켜두고 96 이하의 수단과 124의 곳 건넘을 맞보는 것이 순리였다. 즉 백 96 이하 섣부른 공격으로 120의 곳을 후수로 지키는 사이 흑에 123의 곳을 얻어맞아 승부가 결정됐다. 내일부터는 본선 16강전을 연재한다.
181수 끝, 흑 불계승.
[해설．김재구 8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