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증여세면제 큰혜택 없어'
기사입력 1999년 03월 31일 14시 35분
최근 대부분의 금융기관이 어린이용 저축상품을 한 두개씩 내놓고 있다.
부모들의 자녀사랑과 저축열을 겨냥한 상품들이다.
과연 어린이용 저축상품이 금융기관들의 광고만큼 가입자들에게 실익이 있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한다면 그렇지 않다.
어린이용 금융상품이라고 하여 특별한 이익이 있는 것도 아니며 성인용 상품보다 오히려 못한 경우가 더 많다.
이들 상품은 대개가 적금형인데 메리트가 있다면 수수료를 경감해 주거나 다소간의 대출혜택을 주고 경우에 따라 보험가입 등의 부대서비스를 제공해주는게 고작.
이자를 특별히 많이 주는 것도 아니고 대출조건이 파격적인 것도 아니라는 얘기다.
많은 금융기관들이 어린이용 상품은 대다수가 5년에 3000만원(만 20세 이상) 또는 10년에 1500만원(만20세 미만)까지 특별히 증여세가 면제되는 것처럼 선전한다.
하지만 이들 상품만이 세금면제를 받는 특별한 상품이 아니라는 점에 문제가 있다.
세법상 모든 예금에는 이 정도의 혜택이 주어지게 돼있다.
따라서 매월 10만원씩을 자녀앞으로 예금해 주고 싶다면 어린이용 저축상품보다는 차라리 부모가 불입하고 있는 비과세가계신탁에 추가로 10만원을 저축한뒤 나중에 원리금을 찾아서 한꺼번에 자녀에게 주는 편이 훨씬 유리하다.
비과세 가계신탁상품은 글자그대로 세금이 붙지 않는데다 이율도 높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적은 돈을 모아 자녀에게 큰 돈으로 물려주려면 어린이용 저축상품은 이용하지 않는게 유리해 보인다.
굳이 어린이용 저축상품의 장점을 한가지 꼽으라면 자녀 본인 명의로 예금을 함으로써 자녀들로 하여금 자신들도 저축을 통한 경제활동을 하고 있다는 자긍심을 심어주는 것뿐이라고 할 수 있다.
문순민[하나은행 프라이비트 지원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