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칼럼]서세원-여성이 아름다워지는 봄이 좋다
기사입력 1999년 03월 31일 14시 35분
나는 한해에 봄을 두번 느낀다.
한번은 따뜻한 봄바람에서, 또 한번은 여자들의 옷차림에서 묻어나는 향긋한 봄내음을 맡으면서다.
얇아진 옷차림과 미니스커트에 짧은 쫄티를 입은 모습들이 멋지기만 하다.
물론 아무리 미인대회에서 왕관을 쓴 사람이라고 해도, 내면의 아름다움이 없으면 눈 녹은 뒤의 모습처럼 우리에게 실망감을 줄 뿐이지만 그렇다고 아름다움에 무관심한 여자가 내실이 튼튼하다고 할 수도 없지 않은가.
자신을 가꾸는 일이 어찌 내면과 외면이 홍해 갈라지듯 다른 길에 있겠는가.
내가 진행하는 SBS-TV의 `밀레니엄쇼'에서 `미인에 관하여'란 주제로 토론을 했는데, 시대별로 미의 기준에 차이가 좀 있기는 하지만, 인류가 탄생하고 나서부터 여성의 최대관심사가 아름다워지는 것이었다는 것을 부인할 순 없었다.
유럽 중세시대에는 가는 허리가 미의 기준으로 여겨졌기 때문에 너무 허리를 졸라매서 간이 두개가 된 경우까지 있었다고 한다.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17인치의 허리를 자랑했던 비비안 리의 모습이 떠올랐다.
한번은 광대뼈가 유난히 높았던 후배가 성형수술을 하고 이런 말을 했다.
"정말 뼈를 깎는 고통이 어떤 건지 알 수 있었어요!"
아름다워지기 위해 광대뼈를 깎는 고통까지도 감수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하여간 미를 위해서라면 초인간적인 인내심이 발휘되는가 보다.
그러나 너무 지나치지만 않다면 아름다워지려고 노력하는 것이 어리석게 보이지 않는다.
그 모습에서 자신을 가꾸는 최선의 노력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성들이 아름다워지는 봄이 되면 나는 기분이 좋아진다.
산뜻한 봄바람처럼 자연스러운 옷차림과 화장이 그들의 마음까지도 봄꽃처럼 싱그러운 희망으로 물들이고 있다는 기대를 가지면서 말이다.
아주 경제적인 화장을 하는 사람도 있다.
얼굴에 밝은 미소를 바른 사람이다.
그 사람은 화장품의 부작용에 대한 걱정이 없이 평생을 아름다울 수 있을 것이다.
봄을 맞아 나의 진정한 아름다움이 어떤 것인지 한번쯤 생각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방송MC]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