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 김응용감독 '연습 경기라지만 이럴수 있나…'
기사입력 1999년 03월 31일 01시 07분
해태 김응용감독（58）이 단단히 화가 났다.
30일 광주 쌍방울과의 연습경기.
김감독이 7회초 쌍방울의 공격도중 느닷없이 덕아웃에서 나가 운동장을 떠나는 `돌출행동'으로 주위를 놀라게 했다.
아무리 연습경기지만 상대팀 감독이 벤치를 지키고 있는 자리.
김감독의 갑작스런 행동에 해태 선수들은 물론이고 쌍방울 선수들도 어안이 벙벙했다.
얼떨결에 유남호수석코치가 작전권을 떠맡았다.
김감독이 그라운드를 떠난 것은 그동안 쌓였던 감정이 폭발한 때문으로 보인다.
김감독은 그동안 매스컴엔 "이 전력갖고 우승못하면 되겠느냐"며 자신감있는 모습을 보여왔지만 사실 쓰린 속을 애써 감추려는 빛이 역력했다.
올해는 해태와의 재계약 마지막 시즌.
뭔가 의욕적으로 준비를 해보려 했지만 곳곳에서 암초가 튀어나왔다.
시즌은 눈앞에 다가오는데 이강철 이대진 김종국 권명철 등 선수들이 줄줄이 부상으로 쓰러져 엄청난 전력의 손실을 입었다.
게다가 내외야진의 수비위치가 전부 바뀌는 바람에 수비까지 불안한 상태.
최근경기에선 공수주 3박자가 모두 최악이었다.
투수들은 나갔다 하면 대량실점이고 타자들은 빈타에 허덕였다.
게다가 사인미스, 런다운 플레이 미스 등 느슨한 플레이까지 연발하니 답답할 수 밖에 없다.
이날 쌍방울과의 연습경기에서도 해태는 6회까지 3안타에 그치며 1－8로 끌려가고 있었다.
여기에 쌍방울의 6회초 공격때 1사 만루에서 1번 조원우의 평범한 땅볼을 3루수 이호준이 놓친 게 김감독을 폭발시킨 화근이었다.
김감독은 "볼일이 있어서 덕아웃을 나왔을뿐"이라고 밝혔지만 부글부글 끓는 속을 애써 가라앉히는 목소리였다.
[ 김상수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