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이별뒤 '패밀리 가입' 후유증으로 고생
기사입력 1999년 03월 30일 15시 46분
`패밀리 요금제는 연인들의 상징인가, 족쇄인가.'
`패밀리 방식'으로 이동통신에 가입한 연인들이 이별 후, 휴대폰 때문에 고생하고 있다.
일부 이동통신사들이 서비스 중인 `패밀리' 방식은 한사람 명의로 2~4명이 함께 가입해 정해진 시간대에 서로 통화할 경우 무료통화 혜택을 준다.
때문에 밤늦게 `사랑의 속삭임'을 나누는 연인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관계'가 좋을 경우엔 아무 문제가 없지만, 연인들이 이별 뒤엔 `패밀리 가입 후유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것.
패밀리 가입은 한사람 명의로 되어 있어 가입한 사람에게만 통화료가 청구된다.
따라서 헤어진 커플 중에는 앙심을 품고 휴대폰을 마구 사용해 변심한 연인에게 통화료를 부담케 하는 얌체족이 있는가 하면, 사용하던 휴대폰을 돌려주고 `나 몰라라' 하는 무관심형도 있다.
본인 명의로 가입한 사용자는 해약을 하고 싶어도 의무가입 기간과 엄청난 위약금이 걸림돌.
최근엔 이런 후유증에 시달리는 이용자들이 휴대폰 처분을 위해 PC통신상에 `가입비 면제'와 `단말기 무료', `가져다 드립니다' 등의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고 새로 시작하는 연인들을 유혹하고 있다.
가끔은 `패밀리 가입 함께 쓰실 분' 등의 광고로 `반쪽'을 새로 찾겠다는 이용자도 있다.
하지만 패밀리 가입은 명의 변경이 안돼 PC통신 이용시 구매자의 신용보장을 꼭 받아야 후유증이 없다.
김모양(23세·대학생)은 "최근 남자 친구와의 잦은 의견충돌로 헤어질 결심을 했지만, 내 명의로 가입된 패밀리 가입 때문에 망설이고 있다"며 "패밀리 가입만 해결된다면 당장 이별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패밀리 가입으로 헤어진 연인과 다시 만난 경우도 있다.
최모군(21세·대학생)은 "여자 친구와 싸워 헤어졌다가 패밀리 가입문제로 다시 만나 화해하게 되었다"며 "패밀리 가입조건이 까다로운 것에 감사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은경 명예기자 [가톨릭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