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석] 안방극장 호스트바가 웬말
기사입력 1999년 03월 30일 15시 46분
MBC가 이번엔 주말 간판드라마 `장미와 콩나물'로 구설수에 올랐다.
네 아들과 며느리를 중심으로 남녀간, 세대간 인간관계를 흥미롭게 그리고 있는 `장미와 콩나물'은 지난 주부터 호스트바에서 여자손님에게 술시중 파트너를 하고 호텔까지 따라가는 막내아들 순대(한재석)의 얘기를 적나라하게 묘사해 논란을 빚고 있다.
문제의 내용은 주인공인 한재석이 호텔에 함께 투숙한 장면.
여자파트너가 목욕하는 동안 한재석이 `잘 것인가 말 것인가' 고민하다 도망나오게 하는 것으로 비껴가긴 했지만 다음장면에서 "고급 단골인데 그냥 나와버리면 어떡해?" "다른 파트너들은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는 호스트 바 여주인의 얘기로 퇴폐행위의 실상을 그대로 보여준 셈이 됐다.
극중 한재석이 호스트 바에 드나들게 된 이유도 너무나 어이없다.
제작진이 설정한 `순대'라는 인물은 여자들에게 인기있고 장난을 좋아하는 `지극히 건전한' 대학생. 그러나 내기를 좋아해 포커와 경마에서 등록금을 잃은 뒤 직접 돈을 벌어 학비를 마련하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가부장적인 집안분위기와 형제들의 복잡하고 다양한 성격묘사에 필요한 장치인지는 모르지만 `건전하고 패기있는 젊은이의 모습'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이 내용이 방영된뒤 "아무리 소재선택이 자유라지만 주말저녁 가족시청자들이 보는 시간에 그런 퇴폐적인 내용까지 담는 것은 심하지 않느냐"는 시청자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지극히 정상적인, 그것도 아직은 학생신분인 젊은이가 돈이 필요하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함으로써 대다수 건전한 젊은이들에게 도덕불감증을 심어주지나 않을까 우려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