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큰경기 강한 천재 '허재가 무서워'
기사입력 1999년 03월 30일 14시 11분
플레이오프 2회전서 현대가 두려워 하는 것은 나래가 아니다.
오로지 `농구천재' 허 재（34）만이 두려울 따름이다.
그가 마음을 다잡으면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다.
지난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도 그랬다.
눈자위가 찢어져 반창고를 붙였고 골절상을 입은 오른쪽 손가락엔 깁스까지 했건만 그를 막을 자는 아무도 없었다.
유니폼을 갈아 입었지만 허 재의 위력은 여전했다.
올시즌 정규리그에서 현대와 나래가 마지막 대결을 벌였던 지난달 21일.
전반 동안 20여점을 앞서나가던 현대는 4쿼터에 일격을 맞았다.
또 허 재였다. 38득점에 8리바운드 8어시스트.
`플레이오프에서 나래를 만났다간 챔피언결정전 코트는 밟아보지도 못하겠다.'
현대 신선우 감독의 뇌리를 스쳤던 불안감이었다.
결국 신감독의 우려는 현실로 드러났다.
반대로 나래는 정규리그 4위에 머물며 플레이오프 2회전서 기아를 피해 현대를 파트너로 선택했다.
유독 현대전서는 괴력에 가까운 면모를 보이는 허 재 때문이었다.
거기다 플레이오프 1회전에서 LG를 3경기만에 녹아웃시켜 걱정이었던 체력도 전혀 문제가 없다.
평소 존경하는 선배로 주저없이 꼽았던 신감독으로부터 지난시즌 챔피언결정전을 마친 뒤 "농구선수가 코트에서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었다"는 칭송을 들은 허 재.
이번엔 꼭 승자로서 칭찬을 듣고 싶다는 각오다.
[류성옥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