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뮤지컬대상] '어떻게 뽑았나?'
기사입력 1999년 03월 30일 01시 17분
제5회 한국뮤지컬대상 영광의 주인공들은 치열한 갑론을박끝에 탄생됐다.
임영웅 심사위원장（연극연출가）을 비롯한 심사위원들_유민영（연극평론가） 김성원（뮤지컬협회장） 김문환（연극평론가） 정중헌（조선일보 논설위원） 김미도（연극평론가） 박용재（스포츠조선 문화팀장）_은 열띤 난상토론을 통해 힘겹게 옥석을 가려냈다.
수상자（작）는 지난해 3월부터 올해 3월까지 공연된 총 14개 극단, 20편의 작품들 중에서 1차 후보선정에 이어 2차 심사를 거쳐 결정됐다. 대상과 극본상, 음악상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독창성과 참신성이 돋보이는 창작뮤지컬로 후보를 제한했다.
올해 심사는 전반적인 경기위축에 따른 제작여건의 악화로 공연작품들의 수가 준데다 창작보다는 리바이벌 작품이 많아 처음부터 어려움이 예상됐다. 이런 현실을 감안, 심사위원들은 작품성을 위주로 하되 성장 가능성과 뮤지컬발전에 대한 공헌도 등을 고려해 수상작을 뽑기로 합의했다.
이번 뮤지컬대상에서 끝까지 결과를 알 수 없었던 부문은 대상인 최우수 작품상.
서울예술단에서 제작한 `애니깽'과 `바리, 잊혀진 자장가'의 양자대결로 일찌감치 압축됐지만 최종 낙점을 놓고 재투표 직전까지 몰리는 상황이 벌어졌다.
결국 멕시코 한인 이주사를 그린 `애니깽'이 다소 전형적이라는 약점에도 창작뮤지컬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담았다는 점이 높이 평가됐다. `바리…'는 형식미와 다양한 시도가 점수를 얻었으나, 전체적인 통일성이 떨어진다는 게 흠으로 지적됐다.
반면 남녀주연상은 비교적 쉽게 결정됐다. `애니깽'과 `남자넌센스'에서 열연한 중견 송용태, `라이프'에서 파워풀한 가창력과 섬세한 연기력을 뽐낸 전수경이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남우조연상은 `아가씨와 건달들'의 이인철에게 돌아갔다. 데뷔 이후 20여년간 수많은 작품에서 맛깔스런 감초연기를 보여온 점이 인정받았으며, 특히 `아가씨와 건달들'의 `나이슬리 존슨' 역은 그만이 보여줄 수 있는 깊이와 해학이 잘 드러났다는 평을 얻었다.
반면 여우조연상은 신예스타로 급부상중인 임선애와 성실한 연기파 고미경이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결과는 `하드록카페'와 `바리…'에서 열연한 임선애의 한표차 승리.
남녀신인상은 `하드록 카페'에서 꽁지머리 깡패로 등장해 강한 인상을 남겼던 오재익과 `피갈호의 결혼'에서 안정된 가창력과 연기력을 선보인 이혜경에게 돌아갔다. 1차 심사에서는 김재만과 이영자의 대중성이 인정을 받았지만 참신성에서 밀려 최종결과는 역전됐다.
연출상은 `작품에 대한 전체적인 해석과 배우, 음악, 무대기술의 앙상블을 고려한다'는 심사기준에 따라 `피갈호의 결혼'에서 깔끔하고 아기자기한 솜씨를 선보인 박종선이 차지했다. 소극장 뮤지컬운동의 대명사 김민기도 주목받았으나 2표에 그쳤다.
음악상은 `눈물의 여왕'에서 신선한 편곡을 선보인 정치용이 차지했다. 정치용은 대중적 가극에 클래식의 깊은 맛을 도입해 작품 전체의 분위기를 살려낸 점을 인정받아 뮤지컬 데뷔작에서 영예를 안았다.
무대미술/의상상은 `바리, 잊혀진 자장가'에서 화려한 의상을 선보인 관록파 변창순에게 돌아갔고, 기술상은 `드라큘라'의 이영주 기술감독과 `라이프'에서 현란한 분장을 선보인 구유진이 공동수상했다.
안무상은 `지붕위의 바이올린'의 최청자가 차지했으며 작사_극본상은 뚜렷한 후보가 없어 수상자를 내지 못했다.
한편 올해 특별상은 지난해 타계한 고 김상열씨에게 헌정됐다. 극단 신시 대표로 일평생 한국 뮤지컬 발전에 기여한 고인의 공로가 인정돼 심사위원 만장일치의 결과를 이끌어냈다. 올해 신설된 앙상블상은 신나는 군무로 뮤지컬의 재미를 보여준 `라이프' 코러스팀에게 돌아갔다.
[ 김형중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