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우울증-자살충동, 불면증 시달리면 의심
기사입력 1999년 03월 29일 15시 30분
특별한 일없이 기분이 우울하고, 아무것도 하기 싫으며 재미있는 것도 없고, 아무 것에도 신경쓰고 싶지 않다.
금방 피곤하고 어딘지 아픈 것 같으며 병에 걸릴까봐 걱정이 되고, 한숨만 자꾸 나온다.
또 집중을 하지 못하고, 무슨 생각을 하려고 해도 머리가 돌아가지 않으며 식욕도 없고, 잠도 오지 않는 데다 잠을 들어도 자꾸 깬다.
과거를 후회하는 일이 잦고, 자기가 보잘 것 없는 존재라는 생각이 들며 차라리 죽고 싶다는 자살 충동을 자주 느낀다.
바로 우울증 증상이다.
우울증은 세계적으로 흔한 질병이지만 질병으로 생각하지 않고 치료를 소홀히 하다가 만성적인 장애를 초래한다.
최근 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 조맹제 교수팀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남자의 6.8%와 여자의 10.4%가 심각한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증은 사회심리적인 스트레스, 성격적 요인, 뇌의 생화학적 변화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유발된다.
우울증 때문에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거나 주위사람이 보기에 능력이 뚜렷하게 떨어진 경우, 먹지도 자지도 못하거나 자살을 생각할 정도라면 반드시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예전에는 우울증 치료제를 먹으면 밤낮 졸리고, 입이 타는 것처럼 바짝 마른다며 악 먹기를 거부하는 사람이 많아다.
그러나 최근에는 부작용이 거의 없으면서도 치료 효과가 좋은 의약품들이 많이 개발됐다.
우울증 환자 가운데 완벽주의자이거나 만사를 비관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이런 사람들은 약물치료와 함께 인지(認知) 치료를 하면 개선 효과가 좋고, 계절적인 영향이 뚜렷한 사람은 빛(光) 치료가 효과적이다.
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 우울증 클리닉 조맹제 교수는 "우울증 증세를 누구나 한, 두가지쯤 자질 수 있다"고 전제하고 "몇가지 증상이 지속된다면 반드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