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의밤] 박진희 '심야촬영 출출함 난 몰라'
기사입력 1999년 03월 29일 15시 30분
그녀는 이제 유명해 졌다.
출연작마다 히트니 1년전의 무명시절이 오랜 옛날같다.
SBS TV 일일극 `미우나 고우나', MBC TV `청소년에게 고함'에 고정 출연하는데다 영화 `간첩 리철진'과 각종 TV 쇼프로 촬영 등으로 하루가 눈깜짝 할 새에 지나간다.
여유는 일주일의 몇시간. 그래도 어디 가서 푸근히 수다 떨 시간이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2년 재수 끝에 올해 입학한 동덕여대 방송연예과. 그나마 출연 스케줄이 `한가로운' 날엔 꼭 학교 강의를 듣는다.
수업중에도 핸드폰은 진동상태. 여기저기서 출연요청이 쇄도하기 때문. 아니나 다를까? 강의가 끝나갈 무렵 전화기가 몸을 떤다. 수요일에 있는 MBC TV `청소년에게 고함'의 녹화 뒤 저녁회식이 취소됐 단다.
회식이 취소된 틈을 타 밀렸던 인터뷰를 약속하고, 카탈로그 촬영도 밤시간으로 잡는다. 다음날엔 걸리버 CF 3탄을 찍기 위해 새벽같이 강원도로 출발해야 한다.
학교앞 골목길의 저녁 분위기는 그야말로 꿀맛. 2년 늦게 대학에 간 탓에 졸지에 `최고참 현역 언니'가 됐다. 돈도 벌고 나이도 많으니 당연히 `짱'. 녹화가 있다며 내빼는 그녀의 앞길을 후배들이 가로막는다. 행선지는 학교앞 포장마차.
오징어 튀김, 김밥, 떡볶이까지 푸짐하게 시켜도 1만∼2만원이면 OK. "학생이 돈이 어디 있남유", 오뎅 1∼2개와 국물은 당연히 서비스. 식사시간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니고, 박진희는 순식간에 고구마 튀김 두개와 오뎅 한개를 입에 털어 넣는다. 허겁지겁 먹는게 무척이나 안쓰럽게 보인다.
`청소년에게 고함' 녹화를 마치면 주변이 완전히 깜깜해 진다. 예정된 인터뷰를 위해 여의도에서 압구정동으로 밤길을 달려간다. 협찬받은 옷을 입고 다시 여의도로 돌아오는데 한시간이 채 안걸린다. 그새 카탈로그 촬영장으로 빨리와 달라는 재촉전화가 빗발친다. 일찌감치 먹어둔 튀김과 오뎅이 이럴때 효과를 발휘할 줄이야.
이동 중에도 대본 외우냐고 정신없지만 짬 날 때가 있으면 액세서리 점이나 편의점에서 주로 `윈도 쇼핑'을 한다. 유일한 스트레스 해소법이다.
박진희는 바쁠수록 더 머리를 숙이고, 노력한다. 인기가 있든 없든 적어도 연예활동은 격식없고 순수한 대학 신입생처럼만 하고 싶은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