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홍] 시즌앞두고 방망이 침묵 김감독 한숨
기사입력 1999년 03월 29일 13시 54분
"재홍아, 일어서라."
현대 김재박감독의 애타는 절규다.
시즌개막은 다음달 3일. 하지만 현대 주포 박재홍（26）의 풀죽은 방망이는 좀체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시범경기 6게임에서 17타수 3안타, 타율 1할7푼6리.
드러난 성적보다도 더 기막힌 사실은 아직 타격감각을 전혀 찾지 못하고 있다는데 있다.
배팅 포인트가 오락가락 하는데다 상체가 자꾸 앞으로 쏠린다.
김감독은 "시즌에 들어가면 제 실력 어디 가겠냐"고 애써 자위하지만 걱정이 태산이다.
올시즌 박재홍에 대한 기대치는 남다르다.
현대 타선에서 박재홍만큼 확실한 해결사가 없기 때문.
지난해는 쿨바라는 믿는구석이 있었지만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벌써부터 피어슨에 대해 `작년 쿨바의 절반만 해줘도 성공'이란 자조섞인 평가가 나온다.
박재홍의 슬럼프가 더욱 걱정되는 것은 겨울훈련 부족과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발목부상에 이은 지난해 12월 무리한 아시안게임 출전으로 겨우내 단 한차례도 다른 동료선수들과 훈련템포를 맞추지 못했다.
답답하기는 박재홍 자신도 마찬가지다.
"김용철코치님과 타격폼을 분석해 특타도 해봤지만 별반 달라진게 없다."
지금같은 상황이라면 최소한 시즌개막 초반에는 정상 컨디션을 찾기 힘들 전망이다.
지난해 12월 이후 기나긴 공백을 빠른 시간내 되찾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닌 까닭이다.
박재홍이 힘을 못쓸 경우 현대 타선의 무게도 덩달아 내려갈 수밖에 없다.
김감독은 박재홍이 특유의 호쾌한 방망이를 휘두를때를 현대가 선두로 차고 올라가는 시기로 보고 있다.
[김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