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AA] 코네티컷대 돌풍 1m75 코트의 거인 '엘아민'
기사입력 1999년 03월 29일 13시 54분
NBA(미국프로농구) 최단신 타이론 보그스와 `코트의 무법자' 찰스 바클리를 반죽해 놓은 듯하다. 1m75에 체중은 무려 95㎏.
그래서 별명도 여러가지다.
허리가 없다고 해서 `인간 냉장고'로도 불리고 둥글넙적한 얼굴 때문에 `양배추 인형'이나 `찐빵'이라 부르는 동료도 있다.
코네티컷대학의 2년생 포인트가드 카림 엘-아민(19).
도무지 견적이 나올 것 같지 않은 얼굴의 그가 이끄는 코네티컷이 30일 `농구명문' 듀크대학과 `3월의 광란' NCAA(미국대학농구) 결승전에서 맞붙는다.
사상 처음 `파이널 포'에 오른 코네티컷은 지난 91년과 92년에 2연패의 위업을 달성한 듀크대학의 적수가 되지 못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
그러나 유콘(코네티컷대학의 약칭)의 재학생들과 동문들은 엘-아민이 있기에 기대를 걸어본다.
그는 28일 세인트 피터스버그에서 벌어진 오하이오주립대와의 준결승서 18득점 6어시스트를 뽑아내며 64대58의 승리를 견인, 오하이오의 일방적인 우세를 점쳤던 미국 언론들을 부끄럽게 했다.
이번 시즌서 경기당 평균 13.8득점 3.6어시스트를 기록한 엘-아민은 지난 21일 가진 `돌풍의 팀' 곤자가대와의 8강전서 극도의 부진을 보여 그를 철썩같이 믿었던 유콘 출신 동문들을 실망시켰다. 12개의 야투를 던져 모두 실패한 것.
하지만 코네티컷에서 최고의 인기를 자랑하는 그는 일주일만에 슬럼프에서 벗어났고 `강적' 오하이오를 꺾는데 선봉에 섰다.
고교 2년때 일찌감치 결혼, 두 아이의 아버지인 엘-아민은 경기를 마친 뒤 "역시 난 강한 팀을 만나야 힘이 난다"고 너스레를 떨어 동료들을 웃겼다.
한번만 만나보면 평생 그 얼굴을 잊지 못한다는 엘-아민이 코네티컷대를 60년만에 NCAA 정상에 올려놓는다면 그는 유콘이 아닌 전 미국의 영웅으로 떠오를 것이 확실하다.
[류성옥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