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현장출동] SM클럽 등장 성개방 위험수위
기사입력 1999년 03월 29일 13시 54분
국내에 사디스트(Sadist·가학성 음란광)와 마조히스트(Masochist·피학대 음란광) 클럽이 등장, 충격을 주고 있다.
상대를 학대해 성적 만족을 얻는 사디즘과 반대로 파트너에게 학대를 당해 오르가즘을 느끼는 마조히즘은 `변태성욕'의 한 분야.
때문에 예전만 해도 주위의 따가운 시선을 의식해 철저히 자기들의 존재를 숨겼으나 최근 성개방 풍조와 맞물리면서 서서히 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인터넷 사이트에는 SM 관련 홈페이지가 잇따라 개설돼 파트너를 찾는 글들이 수없이 오르고 있다.
또 이들을 대상으로 한 성인용품 전문점까지 등장, 성업중이다.
지난 26일 오후 7시쯤, 서울 강남의 한 성인용품점.
기묘한 형태의 여성용 팬티에서부터 콘돔, 자위용 기구 등 각종 성인용품 사이로 채찍이나 수갑, 벨트, 재갈 등 가죽 제품들이 진열대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가죽 슈트가 입혀진 마네킹이 묘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는 가운데 매장 한켠에는 사디스트나 마조히스트를 일컫는 `SMer' 관련 외국 잡지들이 진열돼 있었다.
주인 김모씨(42)는 "이 물건들은 외국에서 수입하거나 국내에서 주문 제작한 것들"이라면서 "SM 마니아들이 주고객"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SMer의 숫자를 정확히 파악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500명은 넘을 것으로 추산했다.
SM 동호회의 한 관계자는 "외국의 경우 SMer가 그 나라 인구의 1％를 차지한다는 통계가 있다"며 "우리나라는 아직 그 정도까지는 안되겠지만 잠재적인 성향의 사람들까지 포함하면 꽤 많을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가장 활성화된 `S&M 오아시스 클럽'의 경우 회원수는 200여명.
대학생, 직장인, 자영업자, 전문직 종사자들로 구성돼 있으며 고학력 화이트 칼라가 많다는 게 특징.
특히 의사 등 전문직 종사자들이 적지 않다는 게 이 클럽 관계자의 귀띔이다.
여자는 전체 회원 가운데 10％ 정도로 아직은 미미한 편.
이 클럽의 운영자는 "남자는 대체로 마조히즘적인 경향이 짙고 여자는 사디즘적인 취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어려서부터 남자는 사내다워야 하고 여자는 여자다워야 한다는 교육관 때문에 자기의 본성을 숨긴 채 살고 있는 사람이 적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최근 SMer 사이에서는 남자 마조히스트와 여자 사디스트간의 열애가 단연 화제다.
SMer들은 이들의 만남을 `환상적인 하모니'라고 표현할 정도다.
하지만 이들은 가정이나 직장에서는 어디까지나 `정상인'일 뿐이다.
자기들의 정체(?)가 밝혀질 경우 `정신이상자'나 `변태성욕자'라는 비난을 감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강병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