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 천원전] ○강만우 8단 ●최규병 9단
기사입력 1999년 03월 28일 15시 11분
제8보(101∼117)＝흑 1로 끊겨 국면은 사느냐의 살벌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 대마 살육전을 감행한 쪽은 백이지만 정작 백은 초읽기에 몰리고 있는 형편이다. 그런데 공격을 받고 있는 흑은 1시간 남짓 넉넉한 시간을 갖고 있다. 따라서 백의 최대의 적은 다름아닌 시간이었던 것이다.
애초 시간이 충분했었더라면 전보에서 언급했듯이 백은 `가'에 지켜두지도 않고 섣불리 이런 모험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정확한 형세판단을 할 겨를도 없이 수가 될 것이라는 직감이 백을 강하게 유혹했던 것이다.
그런데 이곳 전투는 의외로 복잡하고 난해해 시간이 없는 백을 더욱 난처하게 하고 있다. 일단 6까지는 필연이다. 백 6으로 [참고도] 백 1로 밀고 올라오기 쉽지만 18까지 흑의 수읽기 덫에 걸리고 만다.
흑 7로 18분 정도 장고한 수. 흑은 시간의 여유를 최대한 활용해 확실한 수읽기로 한수 한수 백의 목을 죄어간다. 백 8은 지연관계상 다음 보에서 설명하겠지만 마지막 변수를 간직한 수였다. 17까지는 일사천리의 진행인데…. [참고도] 9＝4의 자리.
[해설．김재구 8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