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한국 뮤지컬대상 특별상 故 김상열
기사입력 1999년 03월 28일 15시 11분
지난해 세상을 뜬 고 김상열(1941∼1998). 극작가로, 연출가로 큰 이름을 남긴 연극인이다.
한국뮤지컬대상 심사위원회는 최근 심사회의를 열고 올 특별상 수상자로 고 김상열을 선정했다.
심사위원장인 임영웅씨는 "김상열은 우리 연극계에 남긴 업적이 크다. 연극, 악극, 마당놀이 등 다양한 부문에 걸쳐 열정적으로 작업에 임했다. 특히 탁월한 연출감각으로 뮤지컬의 대중화에 크게 기여한 점을 높이 사 특별상 수상자로 선정한다"고 밝혔다.
서울 출생인 그는 중앙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했다. 65년 졸업과 동시, 충무로 영화판에 뛰어들었으나 곧 혹독한 좌절을 체험했다.
이어 충격 속에 강원도 삼척 탄광촌으로 떠났다. 거기서 반년 그리고 기력 한계에 따른 상경과 모래내에서의 상추재배 및 토끼 기르기로 세월을 보냈다.
참담한 2년 동안의 세월이 지난 후 극단 가교와의 인연이 맺어졌다. 생전에 그는 "가교는 내가 벼랑의 끝에서 잡은 지푸라기였고 더 이상 놓칠수 없는 처절한 줄다리기의 시작이었다"고 말했었다.
극단 가교 창단 멤버로 연극계에 발을 디딘 그는, 이후 현대극장, 쎄실극장 등에서 작가 겸 연출가로 활동했다.
그리고 지난 88년 극단 신시를 창단, 구룡소극장을 중심으로 소극장 운동을 펼쳐왔다. 이후 신시는 정극은 물론 신시뮤지컬컴퍼니까지 설립, 정극과 뮤지컬을 동시에 공연하는 단체로 성장했다.
그가 남긴 주요희곡으로 `님의 침묵' `언챙이 곡마단' `우린 나발을 불었다'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 `그날이 오면' `번지없는 주막'등이 있다.
주요뮤지컬 연출작으로는 `에비타' `올리버'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뿌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등이 있다. 또 마당놀이공연을 비롯 각종 국가적인 행사에서 연출을 맡기도 했다.
이처럼 고 김상열은 정극, 마당놀이, 악극, 뮤지컬 등 공연예술계에서 전방위적인 예술가로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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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희곡작품은 강한 현실풍자적인 성격의 드라마를 비롯 삶의 근원을 질문하는 작품까지 폭넓은 세계를 수용한 게 특징.
현실 속의 문제를 극화하면서 현실해결의 노력에만 경사되지 않고 보다 근본적인 인생, 인간의 문제까지 확대, 깊이있는 작품세계를 추구해왔다.
작품 속의 인물 또한 현실과 이상세계에서 갈등하는 성격들이 많았다.
연출면에서는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면서도 드라마의 디테일을 잘 살려내 쇼적인 요소와 드라마적인 요소를 이상적으로 조화시켜, 관객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연극은 `눈물의 축제'라고 말하던 그는, 지난해 10월 26일 아쉽게도 세상을 떴다.
제5회 한국뮤지컬대상 시상식은 29일 오후 3시 서울 정동극장에서 열린다.
◇고 김상열 약력
극작가 겸 연출가.
1941년 서울 생.
중앙대 연극영화과 졸업.
1976년 백상예술대상 작품상 연출상 수상 (유랑극단).
1977년 현대극장 상임연출 극작가.
1978년 대한민국연극제 작품상 연출상 수상(멀고 긴 터널).
1978∼81년 MBC 수사반장 집필.
1984_85년 우리극단 마당 `쎄실극장' 대표 역임
1986년 서울연출가그룹 회장 선임
1988년 서울올림픽 개,폐회식 연출
1990년 서울연극제 작품상 연출상 수상(우린 나발을 불었다)
1990∼98년 악극 `번지없는 주막'을 비롯한 악극 시리즈 작, 연출.
1993년 세계 대전 엑스포 개,폐회식 구성 연출.
1993년 서울연극제 희곡상 수상(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
1994년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연출
1998년 10월 26일 별세
[박용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