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박용일경장 '나도 부모… 사건해결 당연'
기사입력 1999년 03월 28일 15시 11분
"90년 이곳 강력반에 배치받은 이후 가장 골칫거리였던 사건을 해결해 속이 다 후련합니다."
인천 주택가 연쇄 강간 강도 사건의 범인을 격투끝에 체포해 경사로 특진을 하게 된 인천 남부경찰서 형사과 박용일 경장（50）.
"밤 10시부터 새벽 3시에 나타나는 범인 때문에 3일간 밤새 잠복 근무했지요."
특히 스무살과 여중 2년생짜리 두딸을 둔 박경장은 "이번 강도 강간사건의 경우 딸 가진 부모 입장에서 꼭 잡아야겠다는 마음밖엔 없었다"고 말했다.
"92년 광교동 사채업자 살인범을 잡기 위해 20일간을 라면만 먹고 잠복, 일당 3명을 잡은 적도 있어 이번 범인 검거는 시간문제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태권도 선수출신에 1m75의 건장한 범인과 맞닥뜨려 격투를 벌였을 땐 아찔했단다.
"저를 도와주던 의무경찰 1명은 범인의 발차기로 낭심부위를 맞아 병원에 실려갈 정도였어요."
평소 유도와 권투로 단련된 박경장이지만 범인이 운동을 전공한데다 몸이 워낙 빨라 애를 먹었다고.
"범인 차 트렁크에 있던 피해자들의 신분증과 전화번호 등을 확인하고 나니 신고하지 않은 피해자도 상당수 될 것 같더군요."
박경장은 "범인은 혼자 잘해서 잡는 게 아니다"면서, "동료를 비롯해 피해자나 주민들의 협조없이는 불가능 하다"며 이번 공도 모두 선배와 후배 경찰관들에게 돌린다.
박경장은 74년 포천서 순경으로 투신, 1년간 파출소 생활을 한 것 이외 형사계 강력반에서만 20여년간 근무해 온 베테랑 형사.
9년간 남부경찰서 관내의 10대 떼강도, 인질극 등 굵직한 사건을 60여건이나 해결, 표창장만 40장이 넘는다.
그래서 별명도 한번 맡은 사건은 끝까지 추적한다고 해서 `독사'다.
[이기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