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노트] 현대사장 춘천팬 야구 열기에 흐뭇
기사입력 1999년 03월 28일 13시 52분
지난 27일 두산과의 춘천 시범경기를 앞두고 현대 강명구사장은 몹시 긴장했다.
지난 95년 이후 4년만에 춘천을 찾는다고 하지만 현대가 태평양을 인수한 뒤론 처음인데다 이번 춘천행이 제2 연고지인 강원도 시장을 점검해보는 또다른 의미가 담겨있었기 때문이다.
경기전 춘천구장을 둘러본 강사장의 첫 인상은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었다.
경기장 시설이 열악했기 때문이다.
야간조명시설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외야펜스는 시멘트 구조물 그대로였으며 내야 그라운드는 조금 과장하자면 `자갈마당'이나 마찬가지였다.
"선수들이 부상하지 말아야 할텐데…"라며 걱정하던 강사장의 얼굴이 조금씩 펴지기 시작한 건 경기시작과 함께다.
드문드문 비어있던 관중석이 조금씩 차오더니 5회가 넘어가자 4천명이 넘는 팬들이 열심히 현대를 응원하는 것이었다.
유료관중 2천345명도 대단하거니와 별로 기대하지 않았던 춘천지역내 초중고에서 적극적으로 협조해 2천여명의 학생을 자진 동원해 왔기 때문이다.
현대 강사장은 경기를 보며 일단 내년에도 춘천에서 시범경기를 갖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이날 야구장을 찾았던 강원도 부지사와 도의회 의장에게 "선수들이 정상 플레이를 펼칠 수 있도록 펜스만 고쳐주면 정규경기도 춘천에서 치르겠다"고 약속했다.
강사장과 손발 잘맞기로 유명한 김용휘단장은 한술 더 뜬다.
"원주에도 야구장이 있다고 하는데 당장 실사작업을 벌여 경기가 가능한 지 알아보겠습니다."
춘천을 떠나는 강사장의 얼굴에 화색이 돌고 있었다.
[김대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