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속타는 김민재 여유있는 공필성
기사입력 1999년 03월 26일 13시 58분
롯데 김민재가 요즘 안절부절 좌불안석이 됐다.
꿰찼다고 자신하던 주전 유격수자리를 "언제나 내것"이라고 장담하지 못할 입장이 됐기 때문이다.
김민재를 불안에 빠뜨리는 선수는 공필성（32·사진）.
당초 내야의 백업요원으로 한발짝 물러선 것으로 보였던 공필성이 공_수 양면에서 펄펄 날고 있다.
롯데 김명성감독도 "주전 유격수를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겠다"며 김민재의 속타는 심정과는 상관없이 여유있는 웃음을 띄운다.
실제로 김감독은 시즌 초반은 김민재를 기용하겠지만, 조금만 흔들리는 기미가 보이면 즉각 공필성을 유격수자리에 집어넣을 생각이다.
공필성은 25일 현재 시범경기 3게임에서 5타수 3안타.
선발 유격수로 나선 지난 21일 현대전서는 6회 2루_유격수간 안타성타구를 전력질주해 병살처리하는 등 촘촘한 그물망수비까지 선보였다.
작년까지 3루서 불같은 강습타구를 거의 동물적인 반사신경으로 걷어내던 실력이 유격수 포지션이라고 어디갈까.
공필성이 올해 정들었던 3루를 떠나게 된 이유는 교타자 박현승이 최근 공익근무요원 복무를 마치고 새롭게 핫코너에 입주했기 때문.
공필성은 이런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삼기로 했다.
"어디서든 주전자리를 차지하면 좋겠지만 아니면 또 어떻습니까. 그저 팀이 필요로 하는 곳에서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 뿐입니다."
공필성의 등번호는 철학적인 숫자인 `0번'.
공필성은 "백넘버처럼 마음을 비우니 야구가 더 잘된다"며 껄껄 웃는다.
[청주＝이백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