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규제] '현대 V2가는길에 내가 있다'
기사입력 1999년 03월 26일 13시 58분
선발진은 완벽하고, 중간도 튼튼하다.
올시즌 현대가 한국시리즈 2연패로 가는데 가장 큰 변수는 조규제（32）가 맡을 마무리다.
하지만 조규제의 피칭을 한번이라도 본 사람이라면 이같은 걱정이 한낱 기우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최고시속 145㎞의 빠른볼에 송곳같은 컨트롤, 여기에 활처럼 휘어져 나가는 슬라이더.
시범경기에서 조규제의 피칭을 시험한 현대 김재박감독의 평가는 한마디로 `대만족'이다.
우선 팔꿈치와 목부상에서 완전 회복, 자신있게 공을 던지고 있는 것이 예전과 다른 점.
조규제 자신도 얼마만에 이렇게 마음놓고 공을 뿌리는 지 모른다고 싱글벙글이다.
지난 95년 팔꿈치 수술을 받은 조규제는 그뒤 뚜렷한 하향세를 보였다.
직구 스피드는 간신히 140㎞에 이를 정도로 뚝 떨어졌고, 공끝은 눈에 띄게 무뎌졌다.
현대로 트레이드된 뒤 지난 미국 플로리다 전지훈련에서는 트레이너의 특별관리를 받았다.
철저한 재활훈련과 꾸준한 웨이트트레이닝으로 70㎏이던 몸무게가 두달 사이 75㎏으로 불었다.
전지훈련 막판 포수 미트에 특유의 묵직한 공이 꽂히자 김감독은 주저없이 조규제를 `소방수'로 낙점했다.
"우승팀의 마무리를 맡아 부담되는 것이 사실이지만 잘 해낼 자신이 있다."
조규제는 직구시속을 147㎞까지 끌어 올린뒤 시즌초반인 4월 한달의 고비만 잘 넘기는 무리없이 시즌을 끌고나갈 수 있다고 믿고 있다.
데뷔 첫해인 지난 91년 34세이브포인트（7구원승, 27세이브）로 구원왕과 신인왕에 올랐던 조규제.
그의 올시즌 목표는 40세이브포인트로 두번째 `소방왕'에 등극하는 것이다.
[김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