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비안나이트] 애인과 약사아버지
기사입력 1999년 03월 25일 15시 01분
젊은 아해들도 알란가 모르겠다. 왕년의 명배우 `게리 쿠퍼'를.
그가 악당들 앞에서 0.01초만에 총을 뽑아 빠바방∼ 쏘고 총구의 연기를 부는 연기는 일품였다. 그런 그도 매번 연기자 오디션에서 떨어졌단다.
그러던 완데이. 그 게리 쿠퍼가 어느 서부극의 주인공을 뽑는 오디션에서 습관대로 다시 떨어진 뒤 `안녕히 계셔유∼!'하고 고개를 숙이며 나가려는 찰나, 슬픈 얼굴로 인사를 하는 그 모습이 어느 심사위원의 눈에 기가 막힌 표정연기로 보였다나. 그 뒤로 그는 왕박배우가 된다.
한 말단사원이 지체 높으신 회장님과 골프를 치게 됐다. 그 말단은 평상시도 골프실력이 대단했는데 그 날은 더욱 잘 쳤던 모양이다.
회장 "과연 듣던대로군. 골프를 이리 잘 치는 비결이 뭔고?"
말단 "회장님이 어려워서 18홀 내내 제대로 고개를 들지 못했습니다. 헤드엎을 절대 하지 않은 것이죠."(@골프스윙에서 고개를 드는 헤드엎은 금물)
고개를 숙이는 것이 이렇듯 싸가지 있는 걸로 보이는 경우가 많으니, 익지 않은 벼일지라도 자주 고개를 숙이고 살자.
_토요일 오후. 한 청년이 약국에서 콘돔을 달란다.
"한개가 든 낱개짜리랑 3개짜리, 9개짜리가 있는데요…."
"아니, 한개짜리를 권한다는 것은 저에 대한 모욕입니다!"
약사도 재미있는 사람였다.
"하하하, 애인을 모처럼 만난 모양이죠?"
청년, 자랑스럽다는 듯 "네, 그건 아니구요. 오늘 저녁식사에 그녀의 아버질 만나서 정식으로 인사를 합니다. 허락을 받으면 깊은 사랑을 나눌 수 도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녀는 일을 벌이면 끝장을 보는 성미거든요."
청년은 9개들이 콘… 뭣을 넣고 나갔고, 여자친구와 그녀의 부모님을 만났다. 첨부터 정중히 고개를 숙인 청년은 식당에서 식사기도를 자청했다.
청년의 기도는 5분이 지나고 10분이 지나도 끝나지 않았다.
신앙인인 여자의 아버지가 딸에게 나직이 말했다.
"왜 신앙심이 깊은 젊은이라고 말하지 않았니?"
그러자 청년도 여자에게 속삭인다.
"왜 아버지가 약사라고 말 안했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