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조폐공사 근무 작가들 '제1회조폐아트페어' 열어
기사입력 1999년 03월 25일 15시 01분
`돈＝미술(?)'
이 등식에 흔쾌히 동의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알고 보면 돈도 미술이다. 한국조폐공사에서 찍어내는 돈은 곧 판화이기 때문이다. 판화중에서도 161㎜×76㎜의 좁은 공간에 고도의 정교한 터치로 국민의 공통적 문화감을 완성하는 독특한 세계다.
우리나라의 돈을 만들어내는 한국조폐공사의 디자인연구실(대전 대덕연구단지)에는 수많은 작가가 포진해있다.
조각팀장 홍용선씨를 비롯, 이필우 장시웅 신인철 신현태 양경열 이인수 허영숙(이상 인그레이빙 작가) 박창식 백승업 서철훈 손종환 양경열 오순환(이상 메달 조각가), 서찬 황성익 김종규(제지은화조각가) 등 20명에 이른다.
이들은 대부분 외국연수, 그룹전, 개인전 등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현역 작가들.
홍용선 조각팀장의 경우, 70년대초 `수조각사'를 개척하고 충남대에 출강중이며, 오순환씨는 로마국립아카데미와 독일에서 메달조각 연수과정을 마친 미협회원.
이들은 돈(동전과 지폐)뿐 아니라 유가증권, 메달, 기념우표, 수표, 여권, 훈장 등을 고도의 테크닉을 요하는 판화기법과 조각기법을 통해 만들어낸다. 특히 화폐 제작 공정에 필수적으로 수반되는 인그레이빙 기법은 고도의 정밀성과 세밀한 기술을 요해 전문판화가들에게도 까다로운 테크닉으로 통한다.
그동안 베일에 쌓였던 이들의 예술성을 감상할수 있는 자리가 처음으로 마련됐다. 서울 연건동 한국산업디자인진흥원 2층 전시실에서 25일부터 31일까지 열리는 `제1회 조폐아트페어'가 그것.
한국조폐공사가 새로운 밀레니엄을 준비하며 화폐의 개념과 우수성을 일반인과 가깝게 공유하고자 문호를 개방했다.
출품작가는 조폐공사에 몸담고 있는 작가를 포함해 모두 27명. 이들 외에도 한국화가 고 이응노와 조각가 최종태, 최의순 백현옥 쿠르트 라이트겝, 볼프강 마우어 등이 찬조출품했다. 미술세계 후원. (02)870－130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