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익스피어인러브] '거액뿌려 상 탔다' 구설수
기사입력 1999년 03월 25일 15시 01분
영화 `셰익스피어 인 러브'가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과 함께 사방에서 쏟아지는 화살을 받고 있다.
예상을 뒤엎고 7개부문을 수상, 세상을 놀라게 했던 이 영화에 대해 할리우드에서는 `홍보의 승리'라는 뒷얘기가 무성하다.
최근 LA 타임스는 `셰익스피어 인 러브'와 남우주연상 수상작인 `인생은 아름다워'의 배급사인 미라맥스가 두 작품의 수상을 위한 `홍보'자금으로 무려 1천500만달러를 사용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또 미라맥스사가 `특별 홍보반'을 편성, 5천500명의 아카데미 회원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접촉, 득표활동을 벌였다고 보도했다.
미라맥스사가 즉시 반박에 나서 "그런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홍보 예산은 다른 영화들과 큰 차이가 없는 300만달러 선이었다"고 해명했지만 소문은 끊이지 않았다.
소문이 도는 가장 큰 이유는 올해의 가장 확살한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로 꼽히던 스티븐 스필버그의 `라이언 일병 구하기'를 제쳤기 때문.
폭스사 회장 빌 머캐닉은 뉴욕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비록 스필버그와 카첸버그 등이 아카데미 회원들에게 그리 인기있는 편은 아니지만 너무 심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아카데미 작품상을 타는 것은 이제 선거와 똑같다. 누가 더 좋은 영화를 만들었느냐가 아니라 누가 더 돈을 쓰느냐에 따라 수상여부가 결정된다"고 비난을 퍼부었다.
물론 `셰익스피어 인 러브'도 수상 자격이 충분한 훌륭한 영화라는 옹호론도 만만치 않다.
한편 여류작가 페이 켈러멘은 `셰익스피어 인 러브'가 자신의 책 `자비의 질(Quality of Mercy)'를 표절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영국의 베테랑 극작가 톰 스토퍼드는 `로젠크렌츠와 길든스턴(`햄릿'의 등장인물들)은 죽었다' 등 셰익스피어와 관련된 작품도 여러 편 쓴 `셰익스피어 전문가'.
반면 마크 노먼은 `컷스로트 아일랜드' 외에는 주목할만한 작품이 없는, 작가로서는 신진급이다.
중량감으로 봐도 스토퍼드 쪽으로 `작가'의 명예가 기울어야 하겠지만 두 사람 모두 `셰익스피어 인 러브'의 `작가'로서 최종적인 책임(?)을 거부했다는 면에서 `무슨 이유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낳고 있다.
동시다발적으로 터진 이런 문제들이 과연 `벼락부자'에 대한 질시인지, 이유 있는 지적인지가 밝혀지려면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