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박동진-63세에 다시 부른 적벽가
기사입력 1999년 03월 25일 15시 01분
박동진 명창은 올해 팔순 중반이다. 보통 사람이라면 보행이 불편할 나이. 그런 박명창이 `적벽가'를 가지고 27일 오후 4시 국립중앙극장에 선다.
3시간여동안 관객들을 휘어잡았다 놓아야하는, 그것도 호령하듯 불러제껴야하는 `적벽가'라니. 삼국지연의 중 적벽대전을 판소리로 만든 `적벽가'는 억세고 어려운 소리 때문에 쉽게 도전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박명창이 이번 무대에서 들려주는 소리 대목은 `적벽화전'부터 끝까지. 숨가쁘게 고개 고개를 넘어가야한다. 그러나 문제없다. `적벽가' 중요무형문화재 기능 보유자가 바로 박명창이니.
공주에 머물면서 27일 무대를 준비하고 있는 박명창은 요즘도 새벽 5시면 어김없이 일어난다. 건강관리법을 묻는 질문에 "그냥 밥만 먹어"라고 대답하듯 모든 게 물흐르듯 자연스럽다. 이번 무대라고 특별할 게 없다.
"남자들의 의리와 충성을 멋지게 그린 이야기잖아. 소리를 하다 보면 절로 다리에 힘이 나. "
한 제약회사 광고의 `제비 몰러 나간다'란 소리로 잘 알려진 박명창은 17세인 33년부터 김창진 선생의 판소리 `심청가'와 유성준 선생의 `수궁가', 조학진 선생의 `적벽가', 박지홍 선생의 `흥보가' 등을 사사했다.
이후 68년 `흥보가'를 5시간 동안 완창한 것을 비롯 판소리 다섯마당 모두를 매년 한차례씩 완창, 화제를 모았다.
또 `변강쇠타령' `배비장타령' `숙영낭자전' 등 박명창의 완창무대는 판소리 열두마당에 육박하고 있다.
박명창
은 맑고 구슬픈 성음으로 이름이 높다. 특히 해학과 풍자가 넘치는 사설이 일품.
고수 정화영과 이번 무대를 준비하고 있는 그가 다시 한번 건재함을 과시하게 될지 주목된다. (02)2274－115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