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배틀넷은 '길드'만이 살아남는다
기사입력 1999년 03월 24일 15시 06분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 등 멀티 플레이 게임이 인기를 끌기 시작하면서 배틀넷 상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조직'들이 생겨나고 있다.
스스로 `길드'라고 칭하고 속된 말로 `떼거지로 몰려'다니며 상대팀을 철저히 깨부순다.
이들 길드의 `조직원'들은 막강한 팀워크와 뛰어난 개인기, 철저한 협공으로 상대팀을 제압하기 때문에 단체전의 기피 대상 1호.
원래 `길드'는 중세 유럽의 상인 조합을 뜻하지만 배틀넷에서는 게임 마니아들의 `조직'을 의미한다.
현재 배틀넷에서 활동중인 한국 길드만 300여개나 된다.
이들은 서로 다른 길드끼리 전투를 벌이며 `길드전'을 유행시키고 있다.
따라서 승률이 높은 `명문 길드'가 있는가 하면 생겨나자 마자 없어지는 `하루살이 길드'도 있다.
길드원들은 모두 자기 길드의 이름을 아이디 앞에 달고 있어 명문 길드일수록 다른 게이머들의 부러움을 산다.
`노가다' `가스' `넥서스' `혹' `무대포' 등이 고수들로 뭉친 대표적인 명문 길드들.
길드원들의 아이디도 독특하다.
팀원들의 개인 전적이 1천승이 넘어서는 `노가다'길드의 멤버들의 아이디는 `대패' `푸대' `망치' 등 공사장 용어를 사용하는 것.
또 `야수'길드는 `이무기' `시라소니' `바야바' 등 이름만 들어도 어떤 길드인지 금방 알 수 있다.
길드는 아이디 이외에도 저마다 독특한 색깔을 갖는다.
인터넷 홈페이지를 만들어 게임 문화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길드가 있는가 하면 스타크의 전략, 전술을 나누고 실력을 향상시키는 길드도 있다.
최근엔 명문 길드만을 상대로 싸움을 걸어 승수를 챙기는 `재야 길드'도 나타났다.
`4644', `춘천' 길드 등은 모습을 자주 드러내진 않지만 소수정예원으로 구성된 `길드 사냥꾼'들.
`4644' 길드원인 홍승훈군(연세대)은 "마음이 맞는 고수들과 한편이 되기 때문에 어떤 팀과도 자신이 있다"며 "길드전 신청은 언제든지 받아주겠다"고 말했다.
[임태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