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SC]다모증-레이저 제모술로 영구 제거 가능
기사입력 1999년 03월 24일 15시 06분
다모증
검고 강한 수염과 체모는 남성미의 상징이다.
중국 고전 `삼국지'에 나오는 영웅호걸들은 수염으로 개성을 나타낸다.
수염이 풍성하고 가지런한 관운장과 가시처럼 거친 장비는 수염 만큼이나 성격도 대조적이다.
고려 때 무신 정중부가 난을 일으킨 결정적인 계기는 문신이던 김부식의 아들로부터 수염을 촛불에 그을리는 수모를 당한 것이었다.
수염을 목숨처럼 여겼던 대장부의 수염을 손상시키는 행위는 용서할 수 없는 모독이었던 것이다.
수염을 비롯하여 몸에 털이 많은 남자는 야성적으로 보인다.
진화론에 의하면 사람은 본래 털이 많았지만 오랜 세월에 걸쳐 몸의 털이 점차 줄어들어 마침내 벌거숭이가 되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왜 남자에게는 여자보다 많은 털이 남아있는 것일까.
다윈은 `남자보다 여자가 알몸으로의 진화를 선호했다'고 규명한다.
인간이 알몸으로 진화한 원인을 동물학자 데스먼드 모리스는 `털없는 원숭이'란 책에서 `사냥할 때 몸의 열을 식히기 위해서'라고 썼다.
최근에는 알몸으로의 진화가 성적 매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는 학설도 나왔다.
현대 남자들은 대부분 면도를 한다.
이러한 현상은 사회의 여성화와 관계가 있다고 분석하는 학자들도 있다.
피부가 매끈한 여자가 보다 성적 매력이 높은 것으로 인식돼 왔다는 것은 수천년의 역사를 통해 입증되고 있다.
고대 로마의 여자들은 피부의 잔털을 없애기 위해 석황을 사용했다.
10세기 전후 이슬람제국에서는 족집개로 털을 뽑고 아르메니아산 진흙을 온몸에 발라 잔털이 뽑히도록 했다.
요즘도 잔털을 뽑는 데 크림이나 왁스 종류가 많이 이용된다.
재료는 현대적으로 개발된 것이지만 고대사회에서 석황이나 진흙을 바르는 것과 같은 원리다.
또 사용에 부작용이 따를 수 있다는 점이나 털이 빠진 곳에서는 곧 새로운 털이 자라난다는 점까지도 그대로다.
최근 간편하고 빠른 레이저 제모술이 등장, 비로소 안전하고 영구적인 털 제거가 가능해졌다.
고대 로마에는 동성애를 즐기는 남자들이 몸을 여성스럽게 가꾸기 위해 몸의 털을 뽑았다.
오늘날의 레이저 클리닉에도 남자 동성애자들이 같은 목적으로 찾아온다.
역사는 되풀이 된다. [김성완 피부과원장 (02)3444-757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