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훈근] 테크니컬파울로 나래에 승리헌납
기사입력 1999년 03월 24일 13시 04분
"ONE FOR ALL, ALL FOR ONE（모든 것을 위한 하나, 하나를 위한 모든 것）."
서울 방이동 LG체육관 벽에 붙은 현수막엔 이렇게 적혀있다.
팀이 정상에 서는 날까지 개인적인 희생은 달게 받아들이자는 캐치프레이즈.
프로농구 10개팀 중 가장 지독한 훈련량을 쌓으며 봐왔던 그 현수막의 진정한 의미를 박훈근（24）은 이제서야 깨달았다.
하지만 그 숨은 뜻을 알아차리며 치른 대가는 너무나 혹독했다.
플레이오프 1회전 탈락.
5개월여의 정규리그를 수확하는 과정에서 그가 저지른 실책은 뼈아팠다.
지난 20일 1차전, 73－74로 뒤지던 종료 6초전에 날린 노마크 뱅크슛이 림을 벗어나면서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이튿날 가진 2차전서도 4쿼터에 5반칙으로 코트를 물러나면서 LG의 추격세에 찬물을 끼얹었다.
그리고 운명의 3차전.
9점이나 앞서며 승리를 목전에 둔 4쿼터 2분24초에 그는 영원히 잊지못할 실수를 범했다.
심판의 5반칙 선언에 분통을 참지 못하고 벤치의 의자를 걷어찬 것.
당연히 테크니컬 파울이 선언됐고 그의 경솔한 행동이 나래에 역전승을 내주는 결정적인 빌미가 됐다.
경기가 끝난 뒤 체육관 인근에서 저녁식사를 하는 동안 박훈근은 고개를 들지 못했다.
LG스포츠 권혁철 사장이 "수고했다"며 악수를 청하자 그는 그때까지 꾹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
그순간 이충희 감독이 다가왔다.
"힘내. 그러면서 배우는거야."
[류성옥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