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vs허재] 농구천재 자존심대결 빅뱅
기사입력 1999년 03월 24일 13시 04분
"나래가 무조건 승리한다."（허 재）
"우승외엔 생각한바 없다."（이상민）
농구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신－구 `농구 천재'가 외나무 다리에서 만났다.
대전 현대의 이상민（27）과 원주 나래의 허 재（34）.
오는 30일 플레이오프 2회전（준결승）에서 맞붙는 나래와 현대의 대결은 이상민과 허 재의 기싸움으로 압축된다.
이들은 팀플레이의 `두뇌'인 동시에 위기때 자기의 존재를 확실하게 알리는 해결사라는 점에서 닮은꼴이다.
허 재는 플레이오프 1회전서 선수들의 정신적인 구심 역할과 나이가 믿기지 않는 원숙한 기량으로 팀의 3연승을 이끌었다.
평균 39.6분을 뛰며 게임당 20득점, 6.3어시스트.
허 재는 "（이）상민이는 나를 능가하는 후배다. 그러나 우리가 오름세를 타고 있고 현대에 비해 골밑이 강하기 때문에 승리를 낙관한다"고 말했다.
정규리그 MVP와 어시스트왕을 석권한 이상민도 챔피언결정전 티켓을 절대 양보할 수 없다는 각오다.
이상민은 빠른 드리블과 면돗날 패스, `트윈타워' 맥도웰 존스와의 찰떡 호흡으로 현대의 스피드농구를 주도하고 있다.
23일 나래와 LG의 3차전을 직접 관전한 이상민은 "허선배는 최고의 테크니션이지만 지난 시즌만큼 위력적이진 않은 것 같다"며 "우리는 충분히 체력을 비축했고 다양한 전술을 준비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꼿꼿하게 자존심을 세우고 있는 이들의 승부가 벌써부터 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다.
[김미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