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학] 혹독한 마운드 신고식
기사입력 1999년 03월 24일 01시 47분
"구위보다 타자와의 승부요령이 문제죠."
`투수 초년병' LG 심재학은 자신이 갖춰야할 사항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고 23일 현대전은 이런 걱정을 확실하게 각인시켜준 경기였다.
우선 심재학이 올시즌 선발로 자리잡기 위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할 점은 볼배합.
1회말 심재학은 현대 4번 피어슨을 삼진으로 잡았다.
스트라이크존에서 떨어지는 커브였다.
각도가 매우 큰데다 바깥쪽으로 휘어져 나가 특히 왼손타자에겐 매우 위력적인 공이었다.
그러나 그 다음부터가 진짜 승부였다.
2회말 7번 박경완에게 볼카운트 1-3에서 높은 커브를 던지다 좌전안타를 맞은데 이어 9번 박진만에겐 연속 3개의 변화구를 고집하다 다시 좌전적시타를 허용했다.
두번째는 컨트롤.
메이저리그 현역 최고의 투수인 애틀랜타 그렉 매덕스는 `볼같은 스트라이크, 스트라이크같은 볼'을 잘 던지기로 유명하다.
현대타자들에게 커브를 집중 공략당한 심재학은 그뒤로 투구밸런스가 눈에 띄게 흐트러졌다.
마음먹고 던진 직구는 타자 머리위로 날아왔고, 커브는 자신감을 잃었다.
3이닝 5안타 6실점（4자책）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심재학에겐 싱싱한 어깨와 왼손 특유의 낙차 큰 커브가 있다.
몸에 좋은 약은 쓴 법이다.
[ 인천＝김대호 기자 ]
